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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 농성 파인텍 'A에서 Z까지'… "직접고용" vs "회사위기" 평행선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2019.01.0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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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텍 사측 8일 기자회견…직접고용 등 노조 측 요구 반대 입장 밝혀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열병합발전소 75m 높이 굴뚝에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소속 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열병합발전소 75m 높이 굴뚝에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소속 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423일째 굴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섬유가공업체 파인텍 노동자들이 좀처럼 사측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파인텍의 모회사 스타플렉스의 직접고용, 노동자 고용보장을 촉구하는 노조와 이를 거부하는 사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갈등은 장기화할 조짐이다.

◇2010년 시작된 노사갈등 9년째 지속=갈등의 역사는 2010년 스타플렉스가 한국합섬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는 2010년 7월 KDB산업은행으로부터 한국합섬을 인수해 이름을 '스타케미칼'로 변경했다.



김 대표는 한국합섬의 노동자 100명의 고용을 승계하겠다고 밝히고 공장을 가동했다. 하지만 스타케미칼은 1년 7개월여 만에 경영난으로 폐업하고 2013년 1월 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이때 갈등이 터져 나왔다. 당시 스타케미칼 종업원 240여명 가운데 230여명은 권고사직했는데 차광호 당시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동조합 스타케미칼 지회장 등 11명이 청산에 반대해 해고됐다.

차 지회장은 "스타플렉스가 '먹튀(먹고 튄다의 줄임말)'를 했다"며 2014년 5월27일 경북 구미산업단지 스타케미칼 부지 안에 있는 45m 높이의 굴뚝에 올랐다. 첫 굴뚝농성이었다. 차 지회장의 농성은 408일째인 2015년 7월8일 회사와 극적으로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끝이 났다.

당시 스타플렉스와 노조가 맺은 합의서에는 신설법인 파인텍을 설립하면서 11명의 고용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초임 시급은 최저임금보다 1000원을 더 주기로 하고 인상은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갈등은 끝나는 듯했지만 2016년 1월 첫 단체교섭부터 잡음이 생겼다. 당시 노조 측은 노조활동 보장, 상여금 인상, 복지사항 증대를 요구했으나 사측은 이를 거절했다.

이후 파인텍 노사는 2016년 1월부터 10월까지 총 18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단체교섭이 좀처럼 합의가 되지 않자 파인텍 노조는 다시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이 시작되자 회사 측은 2017년 8월 공장에서 기계를 빼냈고 결국 2017년 11월 12일 파인텍 노동자 홍기탁씨와 박준호씨가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다시 올랐다.

1차 굴뚝농성이 끝나고 합의서를 작성할 때 11명이었던 직원은 현재 차 지회장과 홍씨, 박씨 등 5명으로 줄었다.

◇"모회사가 고용보장해야" vs "기업 망한다'= 파인텍 노동자들이 굴뚝농성에 이어 단식농성까지 나서고 있지만 회사 측은 노조의 요구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앞서 파인텍 노조와 사측은 지난해 12월26일부터 이달 3일까지 4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사측에 스타플렉스(파인텍 모기업)의 직접 고용,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의 파인텍 대표 취임, 단체협약 체결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민표 파인텍 대표(스타플렉스 전무)는 8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스타플렉스 서울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측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직접 고용이 불가한 이유에 대해 강 대표는 강성 노조의 활동이 우려된다는 점을 들었다. 강 대표는 "(파인텍) 노조가 들어오면 (모회사인) 스타플렉스마저 위기가 오고 없어질 수 있다"며 "과거 한국합섬 인수 당시 노조까지 승계했다가 300여명 노동자를 길거리에 나앉게 했는데 다시는 그런 경험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노조가 요구했던 김 대표의 파인텍 대표 취임에 대해 강 대표는 "김 대표가 (파인텍의 대표취임이 아니라) 파인텍의 최대주주로 자본을 내는 정도로 마무리 짓자고 했지만 노조가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김 대표가 파인텍 노동자 고용 문제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기 위해 강 대표를 임명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 모든 사태를 모회사인 스타플렉스의 김 대표가 전면에 나서 책임지는 차원에서 파인텍 대표로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 대표는 상여금 인상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번 단체협약을 마무리하지 못했던 것은 노조에서 상여금 800%를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추후 협상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없다"며 "에너지 낭비를 할 이유가 없다. 통일된 방안을 가지고 나온다면 합의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김 대표가 스타플렉스 전무를 겸임하고 있는 강 대표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달 10일 서울중앙지검에 김 대표를 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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