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무단 점거'에 금호타이어 공장 중단 우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01.0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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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업체 교체 과정서 비정규직지회와 협력업체 마찰...금호타이어, 경찰 고소 방침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모습 /사진=김남이 기자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모습 /사진=김남이 기자


금호타이어 비정규직지회 청소근로자가 광주 공장을 불법 점거하면서 타이어 생산에 차질이 우려된다. 비정규직지회는 고용 3승계(고용·노동조합·단체협약) 주장하지만 일부에서는 요구가 무리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비정규직지회 노조원 70여명은 전날 오후 2시부터 광주공장 크릴룸 공정을 점거하고 농성 중이다.



금호타이어 광주·곡성공장 청소근로자는 공장의 새로운 청소미화 하도급 업체인 에스텍세이프(이하 에스텍)가 고용·노조·단협 승계 등을 거부하고, 근로자를 집단해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크릴룸은 타이어에 들어가는 코드(Cord)를 준비하는 공정이다. 현재 준비된 재료가 있어 공장 가동에는 문제가 없지만 재고가 떨어질 경우 타이어 생산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



갈등은 기존 청소 협력업체 4곳이 지난해 11월 계약 기한 만료에 맞춰 경영상의 이유로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금호타이어는 지난달 13일 충청·호남지역에서 115개의 사업장을 운영하는 에스텍과 계약을 맺었다.

이후 에스텍과 기존 협력업체의 근로자들의 고용승계 및 근로계약 작성 과정에서 마찰이 생겼다. 비정규직지회는 2005년 금호타이어와 정규직노조간에 체결한 '3승계(고용·단체협약·노동조합) 합의서'에 따라 에스텍이 승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에스텍은 회사의 기존 단체협약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어 기존의 3승계를 그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에스텍은 "당사의 취업규칙과 상충되는 부분은 서로 협의를 통해 조정하자는 의견을 전달했으나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텍은 △금호타이어와 당사와의 도급 계약 기간 중 중대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정규직 고용 유지 △법적 정년 이후 65세까지 촉탁 채용 △연봉 3200만~3600만원 수준 등을 제안한 상태다.

하도급 업체와 비정규직지회의 갈등은 금호타이어로 번졌다. 비정규직지회는 공장을 점거하며 원청인 금호타이어가 갈등 해결에 직접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비정규직지회에서 요구하는 단협 승계는 원청인 금호타이어가 개입하거나 강제할 수가 없는 사항”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에스텍은 자사의 임금구조에 맞춰 최대한 현 임금을 수준을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법행위가 계속된다면 일체 생산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어 막대한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는 공정을 중단시킨 비정규직지회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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