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삼성전자, 올해 1분기 실적도 '깜깜'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9.01.0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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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요 부진, 하반기까지 지속 예상…스마트폰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약화


'어닝쇼크' 삼성전자, 올해 1분기 실적도 '깜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메모리 반도체 부문 부진의 직격타를 맞아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메모리 업황 약세와 스마트폰 실적 둔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올해 1분기의 실적 회복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2018년 4분기 잠정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9조원,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매출은 9.87%, 영업이익은 38.53% 줄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매출이 10.58%, 영업이익은 28.71% 급락한 수치다. 분기별 영업이익이 14조원을 밑돈 것은 2017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악화는 일찌감치 예견됐으나, 시장의 예상보다도 하락세가 커 충격이 더욱 크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한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평균 예상치는 매출 63조554억원, 영업이익 13조2670억원이었다. 삼성전자가 올해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됐던 연간 영업이익 60조원 돌파도 무산됐다.



이러한 어닝쇼크의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 부문의 부진이다. 이날 부문별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을 8조원대로 보고 있다. 실적 신기록을 기록한 전 분기(13조6500억원)에 비해 무려 41.4% 급락했다.

'어닝쇼크' 삼성전자, 올해 1분기 실적도 '깜깜'
D램 수요 부진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D램은 그간 반도체 초호황을 이끌었으나 상당수 데이터센터 고객사가 재고조정에 들어가면서 4분기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도 크게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특별성과급 등 1회성 비용의 여파로 8조원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문제는 반도체 부문의 업황이 단시간 안에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단 점이다. 올해도 반도체 시황은 상저하고 패턴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 D램 가격이 추가로 10% 이상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아마존, 페이스북 등 주요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이 전략적으로 메모리 구매를 연기하고 있어 반도체 부문의 수요 부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업계의 시각이다. 서버 수요가 회복되는 하반기부터는 업황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재고 처리 전략에 따라 향후 반도체 수급 개선이 달려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IM(IT·모바일) 부문은 4분기에 영업이익 1조~1조5000억원 안팎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 분기 영업이익 2조2200억원에 비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모바일 부문 전성기로 꼽히는 2013년 3분기 영업이익(6조7000억원)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스마트폰 전 제품군에 대한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사업 수익성이 악화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도 중국 등 신흥시장의 공세가 예상되고 애플 등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제조업체 간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여 전망이 밝지 않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등 신제품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사업은 하반기에 성수기 영향 속 신규 CPU(중앙처리장치) 확산 및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영향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며 수급이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무선사업은 폴더블폰과 5G 모델 출시 등 기술 혁신을 주도하면서 중저가 제품의 스펙 강화 등 리더십 제고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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