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웃고, 현대 울고…유통株 엇갈린 실적전망 '왜'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9.01.0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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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부진에 씁쓸한 신세계…올해 이익 전망도 종목별 명암

롯데 웃고, 현대 울고…유통株 엇갈린 실적전망 '왜'


국내 주요 유통주의 지난해 실적 명암이 다소 엇갈릴 전망이다. 대규모 손실이 나던 중국 사업을 정리한 롯데쇼핑 (64,200원 ▼100 -0.16%)의 영업이익은 크게 증가한 반면 새롭게 뛰어든 면세점 사업에서 적자가 난 현대백화점 (48,400원 0.00%)의 이익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백화점과 할인점(이마트) 실적이 크게 갈린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도 종목별로 격차가 크다. 롯데는 확실한 턴어라운드 구간에 접어들어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지만 현대는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롯데 웃고, 현대 울고…뒷맛 씁쓸한 신세계=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6500억원으로 전년(5300억원) 대비 22.6%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 예상치는 18조6020억원으로 전년보다 2.3% 증가하는데 그친 만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대규모 손실을 지속하는 등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중국 사업을 과감히 접은 것이 실적 개선 밑거름이 됐다. 오프라인 점포 효율화 등으로 백화점의 영업이익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반면 현대백화점 영업이익은 2017년 3940억원에서 지난해 3600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매출액은 1조8480억원에서 1조902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나빠졌다. 백화점 영업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지만 올해 새로 시작한 면세점 사업에서 4분기에만 11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이 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세계 (157,500원 ▲500 +0.32%)(백화점)와 이마트 (56,300원 0.00%) 영업이익 합계는 9570억원으로 전년 보다 400억원 이상 증가한다. 백화점과 면세점, 패션계열사 등이 고루 선전한데 힘입어 신세계의 영업이익이 22.3%(770억원) 늘었다. 하지만 그룹 핵심 사업인 이마트 영업이익은 5670억원에서 5340억원으로 5.8% 감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롯데 웃고, 현대 울고…유통株 엇갈린 실적전망 '왜'
◇급락장서 돋보인 롯데…신세계·이마트 주가 '뚝'=유통업종 대표 종목들의 주가 흐름은 '검은 10월', '크리스마스 악몽' 등 최근 폭락장에서 확연히 차이가 났다. 경영권 분쟁, 중국사업 리스크 등 악재가 부각되며 수년에 걸쳐 바닥을 다진 롯데쇼핑은 증시가 급락한 최근 3개월간 크게 출렁이지 않았다. 10월초 2338.88이던 코스피 지수가 이날 2025.27으로 13.4% 떨어졌지만 롯데쇼핑 주가는 4.1% 빠지는데 그쳤다.


실적 기대감이 반영돼 지난해 상반기 주가가 급등한 신세계는 주요 유통주 가운데 10월 이후 낙폭이 가장 컸다. 36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23만원대로 35% 가까이 미끌어졌다. 이마트는 연말 급락장에선 선방했지만 1년전보다는 주가가 25% 이상 빠졌다. 지난해초 대비 18.3% 하락한 시장 평균보다도 더 떨어진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연초 대비 13% 떨어졌지만 시장 평균 낙폭에는 못 미친다.

시장에선 올해도 롯데와 신세계의 영업이익 성장세가 가장 가파르고, 현대와 이마트는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는 올해도 부진점포 폐점, 판촉비 축소 등 경영전략을 지속해 1000억원 규모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며 "이같은 손익개선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에는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올해 영업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목표주가를 낮춘다"며 "백화점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지고, 면세사업부의 영업적자 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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