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올해는 '4조 2교대' 실험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9.01.0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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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무일 늘린 근무제 올해 시범도입…정유·화학 다운사이클 우려속 근무형태 실험

에쓰오일 온산공장 전경에쓰오일 온산공장 전경


에쓰오일 (70,400원 ▲100 +0.14%)이 올해 정유·화학 업계 최초로 '4조 2교대' 근무형태를 시범 도입한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확산 추세가 반영된 시도로 4조 2교대 도입 시 기존 근무 형태보다 휴무일은 80일 이상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설비투자 결정을 내린데 이어 올해는 근로혁신 실험에 나서는 셈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 노사는 4조 2교대 시범 실시를 위한 근무 교대 형태를 협의 중이다.



지난해 말 노사는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통해 2019년도 4조 2교대 전환 시범 실시에 합의한 상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시범실시 개시 날자가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개시 날자가 정해지면 에쓰오일은 6개월간 4조 2교대 근무를 시범 실시하게 된다. 시범 실시기간 종료 후 노조는 찬반 투표를 통해 해당 근무형태를 확정한다.



4조2교대 근무는 작업조를 4개 조로 편성해 2개 조는 주간과 야간으로 나눠 12시간씩 근무하고 나머지 2개 조는 휴무하는 형태다. 기존 4조 3교대와 비교하면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어나지만, 연간 총 근로시간은 동일하게 유지되면서 휴무일이 80일 이상 늘어나게 된다.

에쓰오일의 4조2교대 실험은 업계 최초다. 에쓰오일을 비롯,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등 정유·화학사들은 공장 가동이 시작된 1960년대부터 4조3교대 근무 형태를 유지했다. 해외에서도 4조3교대, 하루 8시간 근무가 일반적 형태다.

하지만 에쓰오일의 4조2교대 실험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작업현장 적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휴무일이 확대되면 현장 적응 시간도 그만큼 더 필요해진다"며 "하루 근무시간도 늘어나게 돼 업무 집중도가 떨어져 안전사고 우려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수십 년 간 익숙해진 근무형태를 굳이 바꿀 필요가 있느냐는 반발 움직임도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하루 12시간을 일해야 하는데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호황을 달려온 정유·화학 업계에 올해는 하강국면이 예고된 상태"라며 "근무형태 실험으로 현장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 충격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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