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0시29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5.82포인트(0.29%) 내린 1987.88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4억원, 100억원 순매수를 나타내는 가운데 개인은 225억원 매도 우위다.
미국 증시와 기술업종을 대표하는 애플이 실적가이던스를 하향한 이른바 '애플 쇼크'가 미국 증시 하락을 초래했다. 애플은 전날 12월말 마감한 2019회계연도 1분기 매출전망치를 기존 890억~930억 달러에서 840억 달러로 하향 조정하며 9.96%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하락으로 코스피의 가치(밸류에이션)가 저평가 상태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베어마켓(하락장)에 대한 공포가 만연한 상황에서 코스피 가치 평가 기준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리는 분위기다.
코스피의 PER(주가수익비율)은 3일 종가 기준 8.15배까지 밀리며 유럽재정위기가 발생했던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8배를 하회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 한국 증시의 가치는 MSCI(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신흥국 평균 대비 PER은 22%, PBR은 36% 할인 거래 중이다. 이같은 할인폭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누가 봐도 저평가라고 할 수 있지만 저평가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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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기업들의 자본활용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자기자본이익률이 하락한 결과로 PBR이 낮아지게 된 것"이라며 "따라서 한국 증시 PBR 바닥을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이라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이익 추정치에 대한 불신 때문에 PER에 대한 신뢰도는 더 낮은 상황"이라며 "그런 점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유력한 코스피의 1차 지지선은 1900~1950으로 판단되며 이 수준이 중기 지지선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비관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8년 4분기와 2019년 이익 추정치가 빠른 속도로 하향 조정되며 최근 코스피 하락에도 PER이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주가가 내리면 PER이 떨어지면서 저평가 매력이 상승해야 하는데 이익전망치가 더 빨리 내려가면서 증시가 오히려 비싸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 하락에도 이익 추정치 하향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코스피 가치(밸류에이션)는 상대적으로 비싸지고 있다"며 "세계 경기 둔화세가 안정돼야 이익 하향이 진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구간에서 저가 매수는 유효하지 않으며 인내심이 필요하겠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