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창현 기자
3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6.30포인트(0.81%) 내린 1993.70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2016년 12월7일 이후 약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1015억원을 순매수했으나 금융투자(826억원), 연기금(732억원) 등 기관이 1686억원을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8.7원 오른 1127.7원에 마감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9~10월 주가 조정에는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했다면 12월 이후는 실적이 핵심 변수로 등장했다"며 "투자심리 불안보다는 실적 악화가 주가 조정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가 2.97%,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가 4.79% 하락하며 나란히 장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삼성전기 (146,200원 ▲1,700 +1.18%)가 6.00%, 삼성SDI (408,500원 ▼5,000 -1.21%)도 3.56% 급락했고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 지수는 3.10% 내렸다
반도체 수출지표 부진도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12월 반도체 수출액은 88억6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8.3% 감소해 2016년 8월 이후 27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2월 1일~20일 반도체 수출금액은 11월 수출금액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3분기 메모리 가격이 고점을 친 뒤 점진적인 조정이 예상됐지만 경기침체가 동반되면서 메모리 가격 하락이 더 가파르게 진행됐다"며 "메모리 업체들이 공급 조절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2분기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영업이익 추정치가 급격히 하향 조정되면서 11월 초 160조원 수준이던 2019년 코스피 순이익 전망치는 2개월 만에 145조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12월 한달 간 순이익 전망치는 5.7%나 감익됐는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월간 최대 감익폭이다.
◇"1900이 지지선…추가 하락 가능성 제한적"=연초부터 코스피 2000이 뚫린 가운데 전문가들은 다음 지지선은 1900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내외적 악재는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라며 "2008년 수준까지 하락한다 해도 1900을 살짝 밑도는 수준이 바닥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외국계 증권사 CLSA도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금융위기가 도래할 경우 코스피가 18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코스피 1800포인트는 PBR(주가순자산비율) 0.75배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가 1000을 밑돌 때 가치에 해당된다.
정창원 센터장은 "코스피는 이미 2008년 금융위기 근처까지 내렸다"며 "지난해 고점 대비 600포인트 하락하면서 악재는 상당 부분 반영됐으나 반등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유력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