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민간 주도형 '유니콘 육성 펀드' 나온다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19.01.0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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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벤처투자-하나은행 660억 출자 모펀드 결성...벤처펀드 운용사 선정 착수, 최소 2000억 조성

한국벤처투자가 KEB하나은행과 손잡고 국내 첫 민간 주도형 유니콘 모(母)펀드를 결성한다. 이를 통해 유니콘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최소 2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투자조합)을 조성할 방침이다. 민간 운용사가 만드는 벤처펀드에 ‘종잣돈’을 투입해 성장 잠재력을 지닌 비상장 중소·벤처기업을 기업가치 1조원의 유니콘 기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6일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는 하나은행과 ‘KEB하나-KVIC 유니콘 모펀드’ 출자사업을 공고하고 운용사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 두 기관은 이번 유니콘 모펀드 결성을 위해 모두 660억원을 출자하고, 오는 8월까지 2000억원 이상의 자(子)펀드인 벤처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



다음 달 말까지 국내 창업투자조합과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 투자조합 운용사를 최종 선정한다. 선정 예정 조합 수는 최대 4개다. 1개 조합당 150억~200억원씩 출자할 방침이다. 선정된 운용사는 6개월 이내 해당 투자조합 결성하고, 차세대 유니콘 기업을 발굴해 투자조합 약정금액의 6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첫 민간 주도형 모펀드인 만큼 운용사 선정 요건도 까다롭다. 2012년 이후 100억원 이상의 투자조합을 청산한 실적이 있고, 해당 투자조합의 가중평균 수익이 1.15배 이상인 곳만 신청이 가능하다. 현재 운용 중인 투자조합의 총액도 10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대표 펀드매니저 등 주요 경력을 보유한 핵심운용인력도 3명 이상을 갖춰야 한다. 또 최근 2년 내 도덕적 해이, 불공정 계약 체결·이해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정부기관 등에서 제재가 확정된 경우에는 선정에서 제외된다.

다만 주요 출자 조건은 문턱을 낮춰 '멀티클로징' 방식을 허용했다. 1년 이내 만들어 놓은 기존 투자조합에 증액하는 방식으로 출자가 가능하다. 글로벌 수준의 대형 투자조합 조성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만약 지난해 500억원 규모 투자조합을 결성해 차세대 유니콘기업들에 투자 중이었다면, 이번에 유니콘 모펀드에서 받은 종잣돈을 해당 투자조합에 넣을 수 있는 셈이다. 다만 투자조합별 최소 결성액은 500억원 이상이며, 유니콘 모펀드의 총 출자비율도 30% 이내로 지켜야 한다.

이번 유니콘 모펀드 출자사업은 지난해 민간 주도로 유니콘기업의 육성과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대형 투자조합을 늘리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와 하나은행이 함께 출자사업을 총괄한다. 두 기관은 이번 1차 출자사업 이후 연내 400억~500억원 규모의 2차 출자사업을 추가로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차세대 유니콘기업에 대한 투자 생태계를 민간 주도로 활성화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유니콘 잠재기업뿐 아니라 이를 전문성을 갖춘 국내 투자자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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