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의지 확고" 이랜드리테일, 패션·외식 콘텐츠로 승부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9.01.0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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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보유 다양한 브랜드 경쟁력 앞세워 실적 안정성·수익성 강화…"기업가치 2조원 가능" 전망

이랜드리테일이 그룹 첫 IPO(기업공개) 재도전에 나선 가운데 유통, 패션, 외식 콘텐츠의 시너지 경쟁력을 앞세워 투자수요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유통 및 패션 업종 평균 밸류에이션을 적용할 경우 2조원 수준의 기업가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이다.



"상장 의지 확고" 이랜드리테일, 패션·외식 콘텐츠로 승부


이랜드리테일은 2016년 12월 IPO를 추진했지만 이랜드파크 임금체불 논란이 불거지며 2017년 4월 철회했다. 이번엔 IPO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겠다는 의사가 강하다. 2017년 6월 프리IPO 당시 69% 지분을 받은 FI(재무적투자자)와 올해 상반기까지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약속을 한 만큼 이유도 확실하다. 자본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가치가 최대 2조원 안팎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순이익은 1300억~14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국내 유통업종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약 16배를 적용하면 2조원 이상의 밸류에이션이 가능하다.



특히 이랜드리테일은 건물을 매입하고 입점 브랜드에 임대하는 전통적인 유통 사업보다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랜드리테일이 2016년 티니위니 매각, 2017년 모던하우스 매각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이익규모를 키운 배경에는 40여개 PB(자체브랜드)의 성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다양한 의류, 신발, 외식 브랜드를 통한 사업 확장 전략을 쓰고 있다. 자체 브랜드를 이랜드그룹 외 유통 채널에도 공급할 수 있는 구조라 사업 확장이 비교적 수월하다. 아동복 시장에선 18개 자체 브랜드를 통해 국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애슐리를 비롯한 외식 브랜드의 인기도 여전하다. 통상적으로 패션 산업의 밸류에이션이 유통보다 높기 때문에 추가적인 기업가치 확대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평가다.

이랜드리테일이 2017년 실시한 프리IPO 때 지분 100% 기준 기업가치는 1조원을 밑돌았다. 다만 당시 프리IPO는 이랜드리테일 IPO를 통한 FI의 투자수익보다 안정적인 이자에 초점을 맞춘 채권형 딜(거래)에 가까운 구조라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삼기엔 무리가 있다.


반면 자본시장에서 이랜드 그룹에 대한 신뢰도가 비교적 두텁지 않다는 지적은 이랜드리테일의 약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침체로 인한 공모시장 투자심리 위축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유통 산업에 대한 성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랜드리테일은 도심형 아울렛이라는 특화 유통 사업을 통한 지배력을 토대로 실적 안정성이 높은데다 다양한 자체 브랜드를 통한 추가적인 성장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공모시장 분위기가 변수지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앞세워 성공적으로 IPO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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