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인 "좋은 의사이자 좋은 사람"… 임세원 교수 추모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9.01.0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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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임세원 교수 추모 그림./사진=문준 늘봄재활병원 원장故 임세원 교수 추모 그림./사진=문준 늘봄재활병원 원장


故(고)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47)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데 대해 남궁인 이화여대부속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가 애도의 뜻을 표했다.

남궁인 교수는 1일 자신의 SNS(사회연결망서비스) 페이스북에 임 교수가 올렸던 글을 공유하고 이 같이 밝혔다.



사망한 임 교수는 글에서 "각자 다른 이유로 자신의 삶의 가장 힘겨운 밑바닥에 처한 사람들이 한가득 입원해 있는 곳이 정신과 입원실이다. 고통은 주관적 경험이기에 모두가 가장 힘든 상황"이라며 "도대체 왜 이분이 다른 의사들도 많은데 하필 내게 오셨는지 원망스러워지기도 하지만 ‘이것이 나의 일이다'라고 스스로 되뇌이면서 그분들과 힘겨운 치유의 여정을 함께 한다"고 적었다.

아울러 "그분들은 내게 다시 살아갈 수 있는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워하시고 나 또한 그분들에게서 삶을 다시 배운다"며 "그 경험은 나의 전공의 선생님들에게 전수되어 더 많은 환자들의 삶을 돕게 된다"고 전했다.
/사진=남궁인 교수 페이스북/사진=남궁인 교수 페이스북
남궁 교수는 위의 글을 공유한 뒤 임 교수의 의사 정신에 감명받았다며 임 교수를 애도했다.



남궁 교수는 "불의의 사고를 전해 듣고 그가 남겼다는 글을 보았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임 교수는 환자들의 말이 참혹했다고 썼다. 정신과 의사는 그들과 힘겹고 긴 여정을 함께 한다. 그는 그가 돌보는 환자들의 이야기에 감응했고, 기억했으며, 같이 고통스러워했고, 참혹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 글을 썼을 것이었다. 그는 좋은 의사이자, 좋은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적었다.

아울러 "너무 많은 애도가 필요한 시대가 애달프지만,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이밖에 없어 나는 한다. 나는 나의 연말과 새해, 신년의 모든 소원과 축원과 희망을,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훌륭한 선배이자, 동업자이자, 참혹한 전방에서 일생을 바쳤던 그의 영원한 명복과 안식, 깊은 애도를 위해 바치겠다"고 애도했다.

앞서 임 교수는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진료 중에 환자 박모씨(30)가 휘두른 흉기에 가슴 부위를 수차례 찔렸다. 임 교수는 곧바로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약 2시간 뒤 끝내 세상을 떠났다. 박씨는 간호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임 교수는 20년간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를 돌보며 100여편의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한 정신건강의학 분야 전문가다. 2011년 보건복지부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후원으로 개발돼 한국형 표준 자살 예방 교육프로그램으로 보급 중인 '보고 듣고 말하기(보듣말)'를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하는 등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해왔다. 2016년에는 자신의 우울증 극복기를 담은 책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출간해 환자와 공감대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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