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되는 코넥스…신규 상장 줄고, 상장폐지 늘었다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8.12.31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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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기업수 작년 154개→올해 153개 뒷걸음질…거래대금 1분기 81억→4분기 27억 급감

위축되는 코넥스…신규 상장 줄고, 상장폐지 늘었다


올해 중소·벤처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에서 신규 상장 기업이 크게 줄어든 반면 상장 폐지된 기업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넥스 시장 전체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IPO(기업공개) 위축·시장 변동성 확대 등 여파로 하반기 들어 급격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 신규상장 기업수는 21개로 전년(29개) 대비 27.6% 줄었다. 지난 2015년 신규 상장사가 49개, 2016년 50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감소한 셈이다.



반면 코스닥 이전 종목을 제외한 순수 상장폐지 기업수는 10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도별 상장폐지 기업수는 2015년 4개, 2016년 6개, 2017년 9개였다. 올해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종목은 12개로 지난해(7개)보다 늘었다.

올해 21개 기업이 시장에 신규 진입하고 22개 기업이 상장 폐지(코스닥 이전 종목 포함)되면서, 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 기업수는 전년보다 1개 감소한 153개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수년간 40~50개 기업이 상장에 나서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던 코넥스 시장이 올 하반기 이후 정체에 빠졌다고 보고 있다. 현재 노브메타파마, 지노믹트리, 로보쓰리, 수젠텍, 툴젠, 줌인터넷, 포인트엔지니어링 등이 코스닥 이전을 진행 중이어서 코넥스 상장 기업수가 더 감소할 수도 있다.
위축되는 코넥스…신규 상장 줄고, 상장폐지 늘었다
올 상반기 코스닥 공모시장 활성 영향 등으로 크게 늘었던 코넥스 거래도 내리막 추세다. 올해 코넥스 일 평균 거래량은 34만5000주, 거래대금은 4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하반기 들어 급감하고 있다. 분기별 거래대금 추이를 들여다보면 1분기 81억원에서 2분기 43억원, 3분기 41억원, 4분기 27억원 등으로 줄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바이오 업종에 집중된 것도 코넥스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 28일 기준 올해 코넥스 시장 시가총액은 6조2504억원으로 지난해 4조9081억원에 비해 27.3%가 증가했지만 일부 바이오 종목 주가가 급등한 영향이 크다. 툴젠(6437억원), 지노믹트리(4394억원), 노브메타파마(3376억원), 엔에스컴퍼니(2167억원), 카이노스메드(1877억원) 등 5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코넥스 전체의 약 30%에 달한다.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상위 5개 종목이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등 쏠림 현상이 극심하다.


한국거래소는 코넥스 신규상장사 유치를 늘리고 코넥스 거래를 활성화한다는 명분 아래 지난 11월초 개인투자자의 예탁금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현재 코넥스시장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는 1억원 이상 기본예탁금을 유지해야 거래가 가능한데 이 조건을 완화시켜 개인투자자 참여를 늘리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현재 코넥스 시장의 개인 거래비중이 86.1%로 기관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닥 이전 상장을 목전에 둔 기업에만 거래가 몰리는 현재 시장 구조로는 신규 상장기업을 유치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자진 상장폐지 결정을 내리고 시장을 떠나는 코넥스 기업의 소외 문제에 거래소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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