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DVD·계란볶음밥...' 무관용 비웃는 '인종차별' 악령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 2018.12.31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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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AFPBBNews=뉴스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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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26·토트넘)이 영국 현지 축구 팬으로부터 인종 차별성 발언의 대상이 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팬들은 인근 자리에 앉은 한 동양인까지 조롱했다. 토트넘 구단은 즉각 이 두 팬을 퇴출했다.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은 30일(한국시간) '토트넘이 인종 차별 동영상을 인터넷에서 공유한 두 명의 팬을 퇴출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 9월 15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토트넘-리버풀전 도중 촬영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토트넘이 울버햄튼에 1-3으로 패한 이날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됐고, 영상을 확인한 토트넘 구단 측은 경기장에서 이들을 내보냈다.

영상 속에서 두 명의 남성 팬은 "손흥민은 계란 볶음밥을 먹는다. 새우 볼도, 닭고기 볶음면도 먹는가? 믿을 수 없다. 그는 어디 있지?"라면서 아시아 음식들을 줄줄이 언급했다.



이들이 거론한 음식들은 유럽 혹은 미국의 아시아 요리 전문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메뉴들이다. 이 남성들은 그런 음식들을 손흥민이 먹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뒷자리에 앉은 한 동양인 팬을 몰래 촬영했다. 둘 중 한 남성이 그를 가리키며 "(손흥민이) 저기 있다. 근데 벤치에서 몸을 풀어야 하는 거 아닌가. 저 동양인이 코스타 커피(영국 유명 체인점 커피)를 좋아할 것 같은가"라고 묻자 그 옆에 앉은 팬은 "아마 닭고기 볶음면을 좋아할 것이다"고 말하며 조롱했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손흥민. /AFPBBNews=뉴스1
이들은 계속해서 "손흥민이 1월에 A매치(아시안컵)를 뛰러 가야 한다. 그런 손흥민에게 에너지를 주기 위해 계란 볶음밥이 좀 더 필요한 것 아닌가? 왜냐하면 지쳐 보이기 때문"이라면서 손흥민과 동양인 팬을 향한 인종 차별적 발언을 이어나갔다.


이들에 대해 토트넘 구단 측은 '인종차별에 관한 무관용 원칙'을 언급하며 추방 조치를 내렸다. 토트넘 관계자는 "우리 구단은 인종차별적 행위나 반사회적 행동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이런 모욕적인 언사를 하거나 행동을 일삼는 사람들을 상대로 엄격한 조치를 할 것이다. 이들은 모두 경기장에서 퇴출 당했으며, 앞으로 출입이 금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유럽 무대에서는 동양인 선수들을 향한 인종 차별 행위가 줄곧 논란을 빚었다. 한국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박지성은 '개고기'라는 표현이 들어간 응원가가 있었고, 기성용도 스코틀랜드 셀틱 시절 상대 팬들로부터 '원숭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해에는 손흥민이 밀월 팬들과 한 웨스트햄 팬으로부터 '불법 복제 DVD를 팔라'는 인종 차별성 발언을 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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