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너도 나도 수소차株'…수소차 시장 핵심 기업은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김소연 기자 2018.12.2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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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株 열풍, 제대로 알기]'묻지마 투자' 판치는 시장, 진짜 수혜주 골라야

[MT리포트]'너도 나도 수소차株'…수소차 시장 핵심 기업은


내연기관 자동차 엔진 피스톤 분야 1위인 동양피스톤 (4,715원 ▼125 -2.58%)은 12월에만 주가가 14% 이상 올랐다. 수소차 관련 실적이 전혀 없는데도 수소차 테마주로 분류된 덕이다. 지난달 우신공업의 수소차 부품 사업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우신공업은 수소전기차(FCEV·이하 수소차) 연료전지 구성 부품(인클로저·매니폴드)을 생산해 현대차에 납품하는데, 증시에 상장돼 있지 않아 동양피스톤이 대체 종목으로 부각됐다.

반면 자동차용 알루미늄 정밀가공업체 에이코넬 (21원 ▼1 -4.55%) 주가는 이달 들어 25% 넘게 빠졌다. 26일에는 장중 145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지난 7월 32억원을 들여 자동차용 액체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업체 메타비스타 지분을 9.7% 확보했지만 수소차주 랠리 효과를 보지 못했다.



최근 증시에서 수소차 관련주 주가가 이상 급등하면서 '묻지마 투자'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 목소리가 높다. 기업실적이나 사업과 관계없이 기대만으로 주가가 출렁이는 테마주의 경우 '마지막 폭탄'을 떠안는 투자자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사업 내용에 수소의 '수'자만 포함돼도 주가가 뛴다"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이 되면서 실제 사업과 무관한데도 수소차 테마에 편승하려는 업체에 대한 경계도 잇따른다. 전문가들은 수소차 시장 확대로 수혜가 확실한 '진짜 수혜주'과 무늬만 수소인 '짝퉁 테마주'를 가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MT리포트]'너도 나도 수소차株'…수소차 시장 핵심 기업은
◇너도나도 수소차, 증시 달군 테마주 뜯어 보니=
수소차 산업과 관련된 기업은 50여 곳에 달한다. 이 중 비상장사 10여 곳을 제외한 40여개 상장종목이 증시 수소차 테마주로 얽혀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6일 현재 수소차 테마주(32개 종목) 시가총액이 약 62조원으로 자동차·부품 업종 전체 시총(89조원)의 70%에 육박한다.

코스피와 코스닥 비중은 절반으로 비슷하다. 현대차그룹 등 대형 자동차 업체와 연관된 사업이 많다보니 코스피 소형 자동차 부품주가 테마주에 대거 포함돼 있다. 코스닥 종목은 대부분 기계 업종이다.


개별 종목으로는 글로벌 수소차 시장 선두가 되겠다고 선언한 현대차 (253,000원 ▲500 +0.20%)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246,000원 ▲2,500 +1.03%), 현대제철 (31,500원 ▼100 -0.32%) 등 현대차그룹주가 대표적이다. 코오롱인더 (38,250원 ▲1,700 +4.65%)스트리·코오롱머티리얼 (3,075원 ▲75 +2.50%), 효성중공업 (275,000원 ▼17,000 -5.82%) 등 그룹 계열사도 있다.

현대차가 판을 벌렸지만 주가가 급등한 종목은 주로 코스닥이다. 수소차 테마주 주가 상승률 상위 10개 중 7개는 코스닥 종목이다. 이달 들어 주가가 2배 이상 뛴 풍국주정 (11,750원 ▼30 -0.25%)을 비롯해 유니크 (4,500원 ▲30 +0.67%), 뉴로스 (78원 ▼18 -18.75%), 제이엔케이히터 (4,175원 ▲10 +0.24%), 이엠코리아 (2,750원 0.00%), 에스퓨얼셀 (13,650원 ▼250 -1.80%), 에코바이오 (5,750원 ▼60 -1.03%) 등은 30~60%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MT리포트]'너도 나도 수소차株'…수소차 시장 핵심 기업은
◇수소차 사업 핵심업체는…'무늬만 수소' 가려야=문제는 수소차 시장이 초기 단계인데다 전체 규모가 크지 않아 기업 실적만으로는 진정한 수혜주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연료전지 △수소공급 △열관리 △수소저장 △수소충전 등 수소차 사업 공정별 주요 부품 업체를 파악해 실제 사업 내역이 있는지를 함께 체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고 말했다.

재계와 증권사 리서치센터 분석 자료를 종합하면 수소차 사업과 가장 밀접한 기업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코오롱인더스트리, 세종공업 (5,830원 ▼50 -0.85%), 한온시스템 (5,310원 ▲90 +1.72%), 유니크, 뉴로스, 일진다이아 (12,900원 ▼50 -0.39%), 에코바이오, 이엠코리아, 모토닉 (8,230원 ▼40 -0.48%) 등으로 요약된다.

중장기 전망은 밝지만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가 나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지난 18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원방안에 따르면 2022년까지 누적 수소차 보급목표가 당초 1만5000대에서 6만5000대로 늘었지만, 43만대를 보급할 예정인 전기차 시장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수소차 충전소를 310개소로 늘린다는 계획은 종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소차 시장이 커지려면 제로 베이스 수준인 충전소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며 "수소차 보급량과 충전소 건립 문제를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무한 반복하기보다 현실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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