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도 출혈 걱정없이 임플란트 심는 비결은?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8.12.2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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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 <12>디지털임플란트]①병원 방문 횟수도 감소

편집자주 병원이 과잉진료를 해도 대다수 의료 소비자는 막연한 불안감에 경제적 부담을 그대로 떠안는다. 병원 부주의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잘잘못을 따지기 쉽지 않다. 의료 분야는 전문성과 폐쇄성 등으로 인해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아서다. 머니투데이는 의료 소비자의 알권리와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위해 ‘연중기획 - 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를 진행한다. 의료 정보에 밝은 똑똑한 소비자들, 메디슈머가 합리적인 의료 시장을 만든다는 생각에서다. 첫 번째로 네트워크 치과 플랫폼 전문기업 ‘메디파트너’와 함께 발생 빈도는 높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아 부담이 큰 치과 진료에 대해 알아본다.

당뇨환자도 출혈 걱정없이 임플란트 심는 비결은?


‘연중기획 - 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는 코스피상장사 메디플란트 (70원 ▲7 +11.11%)의 모회사인 메디파트너와 함께 합니다.

#10년 전 심장판막수술을 받은 A씨는 지혈이 잘 되지 않아 발치 등 출혈이 동반되는 치과 치료를 받을 때마다 고생했다. 발치한 어금니 자리에 임플란트를 심고 싶어도 지혈이 걱정돼 포기했다. 하지만 최근 디지털 임플란트 기술로 이같은 고충을 해결했다. A씨는 컴퓨터 수술가이드를 이용한 최소침습수술을 통해 거의 출혈 없이 임플란트 수술을 받는 데 성공했다.



27일 치의학계에 따르면 디지털 임플란트가 아스피린 등 항혈소판제제나 와파린 등 항응고제를 자주 복용하는 노인들, 특히 당뇨와 고혈압 등 전신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서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통합치의학과 교수는 “임플란트를 심으려면 잇몸 절개로 출혈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항혈소판제제,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전신질환자의 경우 지혈이 안돼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런 환자들에겐 컴퓨터 수술가이드를 활용한 디지털 임플란트가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치과에 디지털기술이 보급되면서 임플란트 수술에는 컴퓨터 수술가이드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컴퓨터 수술가이드란 3D(3차원) 구강스캐너와 3D CT(컴퓨터단층촬영) 등 영상스캔장비로 환자의 구강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컴퓨터로 모의시술을 거쳐 실제 수술 위치에 최소 절개만으로 임플란트를 식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기존 임플란트 수술은 잇몸절개 부위가 넓어 출혈과 통증, 부기를 동반할 뿐 아니라 감염위험도 높은 반면 디지털 임플란트는 절개를 최소화해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감염위험이 낮은 게 장점이다. 특히 빠른 시술과 최소 진료로 통증은 줄고 시간은 아낄 수 있어 환자들이 선호한다.

기존 임플란트 수술은 △상담 및 CT 촬영 △인공치근인 임플란트 뿌리 식립을 위한 1차 수술 및 봉합 △실밥제거 △인공 치아인 크라운과 인공 치근을 연결해주는 지대주 연결을 위한 2차 수술 △치아 본뜨기 △임시보철 △최종보철 7단계를 거쳐야 했다. 반면 디지털 임플란트는 △상담 및 CT 촬영(디지털 스캔) △컴퓨터 수술가이드를 통한 수술 및 임시보철 장착 △최종보철 3단계로 끝난다.

진료시간이나 수술시간은 현격히 짧아지고 내원 횟수도 3~4회로 감소한다. 이같은 장점 때문에 관광이나 비즈니스로 방한했다가 치과 치료를 받는 외국인도 늘고 있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에선 디오를 비롯해 오스템임플란트, 덴티움, 네오바이오텍, 메가젠임플란트 등 5개 업체가 컴퓨터 수술가이드를 제공한다. 디지털 임플란트 선도업체 디오의 컴퓨터 수술가이드 ‘디오나비’의 성장세는 매우 가파르다. 특히 2016년부터 시작한 수출규모는 지난해 259%, 올해 87% 급성장하며 수출 3년만인 올해 국내 매출을 훌쩍 넘었다. 내년에는 수출규모가 국내 매출의 5배에 육박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기대한다.

디지털 임플란트가 이같이 빠른 속도로 보급되는 건 환자의 편의성뿐 아니라 수술경험이 적은 인턴이나 레지던트에게도 유용해서다. 박 교수는 “컴퓨터 가이드는 경험이 적은 인턴이나 레지던트도 평균 이상의 수술결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임플란트 수술의 상향 평준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난이도 높은 수술에도 도움이 된다. 박 교수는 “이가 하나도 없는 완전무치악 상태인 경우 참조할 만한 환자의 구강 정보가 없어 힘든데 컴퓨터 수술가이드를 활용하면 좀더 정확한 위치를 잡을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디지털 임플란트가 만능은 아니다.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환자 개개인의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오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올해 국제학술지 ‘클리니컬 오럴 임플란트 리서치’(Clinical Oral Implants Research)에 발표된 논문 ‘디지털 임플란트의 정확성’(The accuracy of static computer aided implant surgery)에 따르면 컴퓨터 수술가이드의 정확성은 대부분 임상적으로 허용되는 범위에 있다. 하지만 안전한 수술을 위해서는 의사가 환자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컴퓨터 수술가이드의 오차범위를 줄이는 데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회 관계자는 “디지털 임플란트가 초보 의사들에게는 유용하기 때문에 임플란트 수술경험이 부족한 의사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의사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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