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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로 '외'식 간다? 한국외대 '끝판왕' 학식 먹어봤다(영상)

머니투데이 김소영 인턴기자, 이상봉 기자 2018.1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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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식유랑기]옆 학교 학생들이 '외'식하러 온다는 '가성비 갑' 한국외대 학식

편집자주 수능을 끝낸 수험생에겐 미래의 꿈이 담긴, 재학생에겐 저렴한 가격에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졸업생에겐 추억이 깃든 '대학교 학생식당'을 찾아갑니다.
유명 맛집 부럽지 않은 맛의 뚝배기순두부(2500원). /사진=이상봉 기자유명 맛집 부럽지 않은 맛의 뚝배기순두부(2500원). /사진=이상봉 기자




"완전 가성비 갑인데?"

영수증을 찬찬히 읽어내려가던 기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려 네 가지 메뉴를 합한 가격이 단돈 8300원. 일반적으로 식당 메뉴 하나에 7000~8000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대박'이란 말이 절로 나왔다.

유명세에 몰려드는 주변 학교 학생·주민들…한때 외부인 출입 제한하기도


처음 '학식유랑기'를 시작했을 때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한국외대)를 빼놓고는 학식을 논할 수 없다"며 "1편은 무조건 한국외대 학식으로 하라"던 지인(한국외대 졸업생)의 성화가 떠올랐다. 한창 '채식'에 빠져있던 탓에 1편은 동국대 '채식당'을 선정했지만. (☞ 기사 7000원짜리 '무한리필' 동국대 학식의 정체(영상) 참고)



한국외대는 '학식 끝판왕'으로 유명하다. 메뉴 대부분이 1500원~2500원 사이로 저렴한 데다 맛이 좋아 '가성비 갑'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 가까운 경희대·서울시립대생들은 물론 주민들까지 애용해 '외대로 외식간다'는 농담이 유행어처럼 번졌을 정도다.

'외대 학식,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큰 명성 뒤에는 부작용이 따르는 법. 점심시간마다 길게 늘어선 외부인들 탓에 정작 재학생들이 발길을 돌려야 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학생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결국 2016년 학교 측은 식권 자판기에 학번을 입력한 재학생에게만 식권을 발매하는 조치를 취해 외부인들의 아쉬움을 샀다.

그러나 '학번 입력 식권자판기'는 곧 유명무실해졌다. 학교 측 예상보다도 더 지켜지지 않았던 이 조치는 시행 1년도 안 돼 사라졌다. 지금은 외부인도 자유롭게 학생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덕분에 기자도 외대 학식의 위엄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1500원~2500원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닭강정·떡볶이 등 분식 메뉴도


지난 26일 한국외대 학생식당에 직접 가봤다. 방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학생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오늘의 메뉴는 △뚝배기순두부(2500원) △돈불고기덮밥(2000원) △짜장면(1500원). 매일 판매되는 분식 메뉴는 △닭강정(2500원) △라면(1800원) △토스트/치즈토스트(1000원/1300원) △김밥(1500원) 등이 마련돼 있었다.

위쪽부터 차례대로 뚝배기순두부, 돈불고기덮밥, 닭강정, 치즈토스트. /사진=이상봉 기자위쪽부터 차례대로 뚝배기순두부, 돈불고기덮밥, 닭강정, 치즈토스트. /사진=이상봉 기자
순두부와 김치가 아낌없이 들어간 뚝배기순두부는 담백하면서도 칼칼했다. 회사 주변 식당(자타공인 맛집)에서 종종 먹는 순두부찌개에 견줘도 손색없는 맛이었다. 흰 쌀밥 위에 불고기가 듬뿍 올라가 있는 돈불고기덮밥의 양은 2000원이란 가격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푸짐했다.

후식으로 먹은 닭강정은 케첩이 섞인 듯 달달했다. 어린 시절 분식집에서 컵닭강정을 사 먹던 추억을 소환케 하는 맛이었다. 주문하자마자 즉석에서 바로 만들어 준 치즈토스트는 꽤 든든해 한 끼 식사 대용으로도 충분해 보였다. 미리 만들어 놓은 토스트를 판매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가 굉장히 흐뭇했다.

"학식 먹으려 학점교류 왔다"던 친구 기억나…"우리 학교 학식 자랑스럽죠"


재학생들은 모교 학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삼시 세끼를 학생식당에서 해결한다는 자취생 강모씨(22)는 "얼마 전 1500원짜리 조식 메뉴로 국밥이 나왔는데 맛도 좋고 반찬도 다양해 만족스러웠다"며 "요즘 1500원이면 편의점에서 달걀 하나 값 아닌가요"라며 웃었다.

강씨와 함께 학생식당을 찾은 재학생 이모씨(24)는 학식의 품질 유지 비법에 대해 "학교 측에서 정기적으로 '학식 모니터링'을 실행해 학생들의 평가를 토대로 식당을 운영하는 것으로 안다"며 "학생식당 관리가 잘 되고 있단 사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좋다"고 전했다.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길게 늘어선 사람들. /사진=이상봉 기자점심시간이 되자마자 길게 늘어선 사람들. /사진=이상봉 기자
외대인의 '학식 사랑'은 졸업생도 예외가 아니었다. 재학 당시 매일 학생식당을 드나들었다는 직장인 이모씨(29)는 "학식을 먹으려 학점교류를 왔다는 친구가 있었을 정도로 타학교 대학생 사이에서도 유명했다"며 "학식이 맛없는 학교도 많은데, 우리 학교 학식은 각종 만족도 조사에서 빠지지 않고 상위권을 차지해 자랑스럽다"고 했다.


한편 일부 학생은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재학생 신모씨(22)는 "주변 대학 학생들이 몰려와 오히려 재학생들이 학식을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며 "2016년 시행했던 외부인 출입 제한 조치처럼 학교 차원에서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생식당 관계자는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제한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최대한 좋은 재료로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는 학식을 내놓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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