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도 QR로 내는 시대..2019 금융생활인의 하루는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19.01.02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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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지는 금융생활]<1>카카오페이로 해외결제, 마이데이터로 신용정보 한눈에, 탄 만큼 돈 내는 차보험

축의금도 QR로 내는 시대..2019 금융생활인의 하루는


#. 은행, 보험, 카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핀테크가 결합되면서 일반인들의 금융생활이 완전히 달라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추가 출현으로 '은행 없는 은행'이 대세가 됐다.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는 해외에서도 가능해진다. 헬스케어와 결합한 보험서비스는 건강관리도 해준다. 2019년 황금돼지해를 맞아 30대 A씨의 금융생활을 내다봤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주말을 맞아 친구의 결혼식장을 찾았다. A씨는 지갑에 현금은커녕 플라스틱 신용카드조차 넣고 다니지 않지만 축의금은 걱정 없다. 요즘 젊은 커플들은 결혼식장 입구에 카카오페이 QR코드로 축의금을 받기 때문이다. 결혼식 준비를 하면서 카카오페이에 'QR 키트'를 신청하면 자영업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키트'를 받을 수 있다. 하객들은 스마트폰으로 결혼식장 입구에 마련된 QR코드를 찍고 축의금만 입력하면 끝이다. 결혼식장에서 ATM(자동화기기)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



A씨는 친구에게 결혼 축하 인사를 건네며 신혼여행 계획을 물었다. 가까운 동남아시아로 여행지를 잡았다는 친구는 환전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카카오페이나 페이코 등 간편송금업체의 해외 결제 서비스가 6월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간편결제업체에도 해외 서비스를 허용해준 덕분이다.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비자나 마스터카드에 약 1%의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간편결제업체를 이용하면 이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A씨는 결혼식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셨다. 최근 근황을 물어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간편송금 애플리케이션 토스를 이용해 더치페이를 했다. 다들 현금을 잘 가지고 다니지 않는데다 각자 체크카드를 꺼내 결제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주인 눈치도 보이는 탓이다. 한 명이 대표로 체크카드로 결제하고 그 자리에서 나머지 친구들이 n분의 1로 송금하면 끝. 토스는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상대방 계좌번호를 몰라도 받는 사람 전화번호만 있으면 비밀번호 입력과 지문 인증을 거쳐 10초만에 송금이 완료된다.



친구들과 헤어진 A씨는 자가용을 이용해 집으로 돌아왔다. A씨는 자가용이 있지만 평소에는 지하철로 출퇴근한다. 직장이 강남역 인근이라 출퇴근 시간에 차가 많이 막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다. A씨는 주말에 여행할 때는 자가용 운전을 하는 '주말족'이다. A씨는 자동차 주행거리만큼 정비례해 보험료를 책정하는 한화손해보험의 온라인 자동차보험에 올해 처음으로 가입했다.

종전에 가입했던 자동차보험은 마일리지특약이 있어 적게 탈수록 보험료를 나중에 돌려받았지만 한화손보의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아예 탄 만큼만 보험료를 후불로 낸다. 탄 거리에 비례해 보험료를 얼마 낼지 금방 알기 때문에 쓸데 없는 운행은 자제하고 보험료도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다. 보험료는 마일리지특약보다 25%이상 저렴하다. 자동차에 장착한 미터기가 스마트폰의 'T맵'과 연동해 매일 주행거리를 점검하는 핀테크 덕분이다.

집으로 돌아온 A씨는 스마트폰 앱 '마이데이터'를 이용해 신용대출 상품을 알아봤다. 60대 중반인 아버지가 최근 큰 수술을 받아 의료비와 간병비를 포함해 1000만원 정도의 목돈이 갑자기 필요해졌다. A씨는 주중에는 직장 일이 바빠 은행 창구에 갈 시간을 못 낸다. 인터넷뱅킹으로 신용대출을 알아보려니 대출 조건이 좋은 상품이 어떤 것인지 한눈에 알아보기 힘들어 마이데이터를 이용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시범 운용을 시작한 마이데이터를 이용하면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A씨의 신용정보를 한 곳에 모을 수 있다. 마이데이터 업체는 A씨의 동의 하에 각 은행 등에서 그의 정보를 가져와 신용분석을 해준다. 신용정보 통합조회와 재무분석뿐만 아니라 금융상품 자문이나 추천도 해준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불합리한 자신의 신용도를 개선해 달라고 은행에 요구할 수도 있고 자산관리를 위해 다른 금융회사로 계좌를 옮길 수도 있다. 금융회사는 A씨를 다른 금융회사에 뺏기지 않으려 더 좋은 서비스를 낮은 가격에 제공할 유인이 생기는 셈이다.

A씨는 마이데이터를 통해 추천받은 B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을 이용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터넷전문은행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2곳뿐이었지만 올해 2곳이 추가 인가를 받으면서 인터넷전문은행 간에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10초만에 계좌 개설이 가능할 뿐 아니라 24시간 대출영업은 기본이다. 여기에 금리까지 더 저렴해졌다. A씨는 밤 11시에 신용대출로 8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늦은 밤에도 잠이 오지 않자 A씨는 스마트폰에 깔린 뱅크샐러드를 열어봤다. 뱅크샐러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A씨의 건강검진 정보를 활용해 적합한 보험상품을 추천해 준다. 건강보험 가입자라면 누구나 뱅크샐러드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본인 인증과 정보 제공 동의 후 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건강보험공단과 연동 후에는 일반 검진 내역의 최신 결과는 물론 과거 검진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뱅크샐러드에서는 각 검진 항목 결과를 정상 범위 수치와 비교해 정상, 주의, 위험 여부를 메시지로 알려준다. 또 발생 가능한 예상 질병도 함께 전달해줘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유도한다. 이번 건강검진에서는 복부 둘레와 체질량 지수가 높게 나와 뱅크샐러드에서 '주의'를 받았다. 또 예상 질병과 함께 치료에 필요한 예상 의료비, 이보다 더 높은 보장금액의 보험상품을 낮은 금액순으로 추천받았다. 자신의 건강검진 기록 외에 가족력 항목을 추가하면 더 정확한 보험상품 목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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