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젠, 코스닥 이전상장 장기지연..서울대 감사 결과가 변수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8.12.2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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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 툴젠 기술 부당이전 관련 감사 결과 나오기 전까진 이전상장 심사 지연될 듯

툴젠의 코스닥 이전상장 여부가 기술 부당이전 혐의에 대한 서울대 감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은다. 툴젠은 기술 부당이전에 대해 적극 부인하며 코스닥 이전상장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계획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대는 법무법인 태평양과 함께 툴젠의 기술 부당이전 의혹에 대해 지난 9월부터 내부 감사를 진행중이다. 이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툴젠의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한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툴젠, 코스닥 이전상장 장기지연..서울대 감사 결과가 변수


툴젠은 코넥스 시가총액 1위로, 코스닥 이전상장 성사 여부에 시장과 투자자의 관심이 크다.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올해 3번째 코스닥 상장에 도전했지만 최대주주인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이 서울대 재직 시절 유전자가위 기술을 부당하게 이전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발목이 잡혔다.

이후 국정감사와 서울대 내부 감사 영향으로 코스닥 이전상장 예비심사 청구 이후 심사 기간인 45영업일을 훌쩍 넘겼다. 툴젠은 국내에서 유일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원천특허를 보유한 기업이다. 유전자가위 기술이 연구용을 넘어 산업 및 치료용 시장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원천기술을 보유한 툴젠의 잠재력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기술 부당이전 혐의가 불거지고 코스닥 이전상장이 지연되면서 코넥스 시장에서 툴젠의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 2월 올해 고점대비 현재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1조원을 훌쩍 넘은 시총은 5632억원으로 줄었다. 급격한 주가 변동으로 툴젠의 공모 전략도 일정 부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툴젠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7억원, 영업손실은 41억원, 순손실은 38억원이다.

툴젠은 기술 부당이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만큼 거래소의 심사 지연과 상관없이 이전상장 절차를 지속할 방침이다. 또 이전상장과 별개로 기업가치 향상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유전자교정 원천기술 IP(지적재산권) 강화, 이를 통한 다양한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개발, 동·식물 유전자 교정을 통한 농식품 사업 진출, 중국 등 해외시장 공략 강화 등에 나서고 있다.

툴젠은 코스닥 이전상장이 지연되는 가운데 지난 11월 핵심기술인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에 대해 싱가포르 특허권을 취득했다. 이어 지난 2일 3세대 유전자가위 성능을 개선한 새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또 지난 19일 미국 세포치료제 개발기업 엔진(Ngene Therapeutics)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 2대주주로 올라섰다. 엔진 투자로 유전자가위를 활용한 줄기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툴젠 관계자는 “거래소의 예비심사가 길어지고 있지만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한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며 “유전자가위 기술의 가치를 높이고 다양한 파이프라인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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