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뒤면 나갈 예정이었는데…"불나자 업주가 여성 깨우고 숨져"

뉴스1 제공 2018.12.2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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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동 성매매업소 화재…1명 사망·4명 부상
지인 "25일 폐쇄 예정이었는데 이런일이…"

22일 오후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유흥업소 화재현장에서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이날 화재로 1명이 사망하고 4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2018.12.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22일 오후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유흥업소 화재현장에서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이날 화재로 1명이 사망하고 4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2018.12.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서영빈 기자 = 22일 화재가 발생해 한 명이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성매매업소는 폐쇄를 불과 사흘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동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분 2층 건물의 1층 식당에서 불이 나 16분 뒤인 11시20분에 완진됐다. 이 사고로 2층에 있던 6명 중 5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박모씨(50)가 사망했다. 또 중상을 입은 3명은 현재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난 건물은 성매매 업소로 사용되던 건물이었다. 1층은 방 3개를 포함해 대기실이 있고, 2층은 6개의 방이 있고 여성들이 합숙소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차성 집창촌 상인회장은 "사망한 여성은 '이모'라고 불리는 업소의 업주"라면서 "사고 당시 건물에 있던 6명 중 유일하게 거주자가 아니다. 아마 청소를 하러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인회장은 사망한 박씨가 가장 먼저 화재를 발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이야' 소리가 들렸고 그걸 들은 1명이 뛰어나왔다"면서 "낮에 깨어 있는 사람은 그 사람밖에 없다. 아마 이모가 '불이야'라고 외쳤는데 결국 자기가 못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가장 먼저 뛰쳐나온 여성 한 명만이 병원에 옮겨지지 않은 채 자력구조됐고, 업주를 포함한 5명은 응급대원들이 도착한 뒤에야 구조될 수 있었다.

특히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곧 폐쇄가 예정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일대는 '천호동 텍사스촌'으로 불리는 성매매 집결지로 30~40년 된 건물들이 몰려있다. 해당 건물을 포함한 인근 건물들은 천호2지구 재건축 지역으로 철거가 예정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인회장은 "주택가는 이미 다 비어있는데 업소들만 남아서 영업을 했다"면서 "25일까지 모두 이주를 마치고 이후 펜스를 쳐 철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며 한숨을 쉬었다.

현장에서 만난 여성 A씨는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는 "소방현황판에 가명이 써 있어 아직까진 누가 안에 있었는 지는 모르겠다"면서도 "그 사람들이 뭐가 부족하고 억울해서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불쌍해서 어떡하나"며 가슴을 쳤다.

한편 현재까지 정확한 화재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감식을 진행 중이다.

경찰 역시 총 40명 규모의 전담팀을 편성, 화재원인을 규명하는 한편 건축법 위반 등 관련법위반도 수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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