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수혈·세대교체·여성리더 기용…신한금융 파격인사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8.12.2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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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정문국 신한생명 사장으로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진옥동 신한금융 부사장이 추천됐다. 신한금융은 최근 KB금융에 리딩금융 자리를 빼앗긴데다 검찰 수사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은행장 교체를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의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신한금융은 21일 자회사경영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고 11개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중 4명을 유임하고 7명을 교체했다. 차기 신한은행장으로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추천되면서 2년 임기를 채운 위성호 행장은 연임하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진 후보자는 일본 오사카지점장, SH캐피탈 사장, SBJ은행 법인장을 거친 신한금융 내 '일본통'이다. 10여년간 일본 근무를 통해 신한금융 재일교포 주주 관리를 맡으며 각별한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 자경위 관계자는 진 후보자에 대해 "신한 문화에 대한 열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강력한 신한 문화를 통해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안정시킬 최적의 인물"이라며 "특히 해외 법인장 재직 당시 보여준 탁월한 경영 성과와 은행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겸비한 점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룹의 최대 자회사인 신한은행장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 최종 추천됐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의 이번 인사 키워드는 '외부인재 수혈', '세대교체', '여성리더 기용'이다. 이번 인사에서 신한금융은 김병철 신한금융 부사장을 신한금융투자 사장,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신한생명 사장으로 각각 추천하는 등 역량을 갖춘 외부의 전문 인재를 수혈해 과감하게 경영진에 배치했다.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 후보자는 2012년 외부에서 영입된 이후 지속적인 사업성과 창출로 업계의 주목을 받아온 그룹 내 자산운용 분야 최고 전문가로 그룹 GMS(고유자산운용) 사업부문장을 역임했고 신한금투를 그룹 내 자본시장의 허브로 이끌어 갈 최적임자로 평가받았다.


정문국 신한생명 사장 후보자는 외국계 생명보험사 CEO 경력 10년차로 차별화된 영업전략과 안정적 자산운용으로 업계 최고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등 경영역량을 인정받았다. 또, 보험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양사간의 약점을 보완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됐다.

이밖에 이창구 신한은행 부행장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허영택 신한은행 부행장은 신한캐피탈 사장, 최병화 신한은행 부행장은 신한아이타스 사장, 이기준 신한은행 부행장은 신한신용정보 사장으로 추천했다.

이창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후보자는 WM(자산관리) 부문장으로 재직하며 보유한 다양한 네트워크와 고객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자산운용사를 그룹 내 투자상품 공급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적임자라는 평가다.

허영택 신한캐피탈 사장 후보자는 기업금융에 대한 현장 경험을 갖춘 그룹 내 최고 수준의 글로벌 전문가로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신한캐피탈의 비즈니스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다양한 방식의 사업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됐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사장, 유동욱 신한DS 사장, 김희송 신한대체투자운용 사장은 연임한다. 신한카드 임영진 사장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업황악화에도 그룹과 카드사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인사에서는 특히 자회사 CEO의 경우 외부에서 영입하는 정문국 신한생명 사장 후보자(1959년생)를 제외한 전원이 1960년생 이후의 50대 CEO로 전원 교체되는 등 젊은 인재들이 경영 전면에 대거 배치됐다. 이를 통해 그룹사 CEO의 평균 연령은 기존 60.3세에서 3.3세 감소한 57세로 낮아졌다.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보유한 여성 리더가 경영진에 전진 배치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왕미화 WM사업부문장 후보자와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보 후보자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운 리더십을 바탕으로 담당 업무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한금융은 올해부터 장기적 관점에서 그룹의 여성인재를 육성하는 ‘신한 쉬어로즈’ 프로그램을 운용중이며 두 후보자 모두 이 프로그램을 거쳤다.

신한금융은 그룹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매트릭스 체제로 운영하던 글로벌, 투자은행(GIB), 자산관리(WM), 고유자산운용(GMS) 부문을 비롯해 전략, 재무, 리스크 관리 등 주요 업무지원 영역까지 원신한(One Shinhan)을 추구하는 조직개편을 동시에 진행했다.

그룹 GIB사업부문장은 그룹 내 전략통으로 알려진 정운진 신한은행 부행장이, 그룹 글로벌 사업부문장은 글로벌영업추진부장을 역임한 정지호 신한은행 본부장이, 그룹 GMS사업부문장에는 지주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역임하고 있는 장동기 지주 부사장이 후보로 추천됐다.

이번 개편을 통해 지주회사의 브랜드 및 홍보, 사회공헌 담당 임원과 본부장이 은행의 동일 업무 책임자로 겸임하는 체계로 바뀐다. 그룹 CPRO(브랜드홍보부문장)인 이병철 후보자는 그룹브랜드위원회 운영을 총괄하면서 그룹 차원의 브랜드전략 및 관리를 맡아 지주회사와 은행의 자원 통합을 통해 그룹 차원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그룹의 비전인 ‘2020년 아시아리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한 마지막 스퍼트와 같다”며, “신한금융그룹 임직원 전체가 혼연일체되어 ‘원 신한(One Shinhan)’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자경위에서 추천된 인사들은 각 그룹사 이사회를 통해 자격요건 부합 및 적합성 여부 등을 검증 받은 후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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