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까지 30분만에 도착? 현실화 '시간표'가 없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8.1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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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타당성 거쳐야 하고 추진 여부도 불확실…광역버스는 중간에 환승해야

수도권 철도 중추망 및 복합환승센터 구축(안). /자료제공=국토교통부수도권 철도 중추망 및 복합환승센터 구축(안).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정부가 3기 신도시를 ‘서울 출퇴근 30분’이 가능한 도시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 등 거쳐야 할 관문이 많고 추진 여부도 확실치 않아서다. 2기 신도시를 위한 광역교통대책도 기존 대책의 재탕에 불과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에 따르면 새로 조성되는 3기 신도시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와 도시철도, 광역버스 등을 연계해 서울 주요 도심까지 30분 출퇴근이 가능한 도시로 만들어진다.
 
남양주 왕숙은 GTX-B역과 진접선 풍양역을 신설하고 별내선 연장(별내역-진접선 3㎞)을 추진한다. 하남 교산은 서울지하철 3호선을 연장(오금-덕풍 10㎞)하고 과천은 주변 도로 신설·확장, 인천 계양은 전용차로로 달리는 S-BRT(광역버스) 등을 계획했다.
 
3기 신도시의 교통대책과 함께 기존 신도시들의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도 발표됐다. GTX 등 급행·간선 중심의 교통망을 조기에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조사를 통과한 GTX-A·C노선과 신안산선을 조기착공하고 예타를 진행 중인 GTX-B와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사업은 신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의문시된다. 국토부 대책에는 ‘조속한 추진’이란 표현만 있을 뿐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 김경욱 국토부 교통물류실장도 “최대한 빨리 추진하겠다는 것이지 행정절차를 건너뛰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사업시기를 획기적으로 앞당길 만한 묘안이 없다는 얘기다.
 
김포, 파주 등을 위한 도시철도 연장계획도 마찬가지다. 김포 한강신도시에는 5호선을 연장한 한강선(24.2㎞)을 설치하고 파주 운정에는 3호선을 연장(7.6㎞)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예타를 통과해야 추진할 수 있다. 그동안 GTX나 위례트램 등 상당수 도시철도사업이 예타에서 고배를 마셔 지연되거나 무산됐다.
 
S-BRT와 M버스 등으로 연계성을 강화한다는 것도 신도시 교통난을 해결하긴 역부족이란 지적을 받는다. 신도시에서 서울 도심으로 직접 연결되는 노선이 아닌 서울 외곽의 환승센터에서 갈아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경기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지금도 출퇴근시간대엔 도로가 꽉 막히는데 신도시가 들어오면 어찌 될지 막막하다”며 “정부가 2기 신도시 교통대책을 만든다고 해 기대했지만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신도시 정책의 성공 여부는 교통대책이 관건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2기 신도시 교통대책은 새로운 내용이 거의 없고 3기 신도시도 구체적인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며 “추가 보완책이 나오지 않는 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국토부는 적극적인 예산 투입으로 사업 속도를 높인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교통망을 입주시기와 최대한 맞추려고 2년 먼저 계획을 수립했고 예타를 받지 않기 위해 가급적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비용을 모두 부담하도록 했다”며 “선 교통대책, 후 입주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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