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각자대표' 유지…통합조직 '경영안정' 택했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8.12.1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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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영입 않고 내부 전문가 승진 발탁…63년생 두 CEO, 탁월한 사업능력 인정

-초대형IB로 몸집 커진 KB증권 성과 중요
-내년 불확실성 커진 증시환경도 각자대표 배경

(왼쪽부터)박정림(WM)·김성현(IB) KB증권 신임 대표이사 사장/사진제공=KB금융지주(왼쪽부터)박정림(WM)·김성현(IB) KB증권 신임 대표이사 사장/사진제공=KB금융지주



KB증권이 WM(자산관리)과 IB(투자은행) 사업부문에 각각 대표를 두는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한다. 내년 통합법인(현대증권·KB투자증권) 3년차를 맞아 경영 체제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업계 예상을 깨고 경영안정과 사업균형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외부 인사를 영입하지 않고 조직 내에서 수년간 WM과 IB 업무를 총괄해 온 부사장 2명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새 사령탑을 맡은 2명 모두 KB 출신이라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KB금융지주는 19일 계열사 대표추천위원회를 열고 박정림 KB증권 WM부문 부사장(KB금융지주 부사장·KB국민은행 부행장 겸임)과 김성현 KB증권 IB총괄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시장에선 KB증권의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는 등 초대형IB로 몸집이 커지면서 그룹 내에서 성과가 더욱 중요해 진 점을 각자대표 체제 유지 배경으로 본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내년 증권업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두 신임 대표는 1963년 동갑내기로 주요 사업부문인 WM과 IB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KB금융지주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공채는 아니지만 각 분야에서 실무를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KB에 합류해 10년 이상 실력을 검증받았다는 점도 같다. ‘1960년대생, 전문가’로 계열사 경영진 교체에 나선 KB금융지주의 인사 전략과도 맞아 떨어진다.

WM 사업을 이끌게 된 박 대표는 KB증권 뿐 아니라 KB금융지주, KB국민은행 등 3곳의 임원을 겸직할 정도로 그룹 내에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주와 계열사, 은행과 증권 등 그룹의 WM 부문 시너지 영업을 진두지휘하는 등 리더십을 발휘, 증권업계 ‘첫 여성 CEO’라는 타이틀을 꿰찼다.

영동여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1986년 체이스맨해튼 서울지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조흥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 삼성화재 자산리스크관리부 부장을 등을 거쳤다.


KB와 인연을 맺은 건 2004년이다. KB국민은행에서는 시장운영리스크, 재무보고통제부, 자산리스크관리부, 제휴상품부 부장 등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12년 WM본부 본부장으로 승진한 후 2014년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2016년 여신그룹 부행장 등을 지냈다.

2015년부터는 KB금융지주 임원 명단에도 올랐다. 리스크관리책임자에 이어 지난해부터는 WM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다. KB증권으로 보폭을 넓힌 것은 지난해 1월이다. 통합법인 출범 당시 24개였던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이달 현재 63개까지 늘리며 WM 부문 실적 규모를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30여년간 IB(투자은행)와 기업금융 분야 한 우물만 판 업계에서 손 꼽히는 'IB통' 이다. 순천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증권가 입성한 뒤 대신증권 기업금융팀 팀장(1988년), 한누리증권 기업금융팀 이사·전무 등을 거쳤다.

KB로 자리를 옮긴 것은 지난 2008년으로 KB증권의 전신인 KB투자증권에서 기업금융본부장을 거쳐 2015년부터 IB사업을 총괄해 왔다. 2016년 IB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현대증권과 통합법인 출범 후에도 줄곧 IB사업을 이끌어 왔다. 통합법인 출범 후 부채자본시장(DCM)은 물론 부동산·구조화 분야에서 KB증권의 역량을 강화한 장본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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