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자전거 1위 '오포'도 무너진다...파산 쓰나미 덮친 중국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8.12.1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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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99위안이 없어서' 中 공유경제 선구자 '오포'의 몰락…올 상반기 中파산 신청 6392개 기업으로 역대 최고

17일 오전 중국 최대 공유자전거 업체 오포(Ofo)의 베이징 본사 앞에 수백 명의 고객들이 선수금을 돌려달라며 줄을 섰다. 오포에 처음 가입하면 선수금 99~199위안(약 1만6000~3만2600원)을 내야 하는데 자금난에 빠진 회사가 이달 들어 온라인 환급 기능을 막아버리자 직접 회사로 찾아왔다. /사진=웨이보 캡처.17일 오전 중국 최대 공유자전거 업체 오포(Ofo)의 베이징 본사 앞에 수백 명의 고객들이 선수금을 돌려달라며 줄을 섰다. 오포에 처음 가입하면 선수금 99~199위안(약 1만6000~3만2600원)을 내야 하는데 자금난에 빠진 회사가 이달 들어 온라인 환급 기능을 막아버리자 직접 회사로 찾아왔다. /사진=웨이보 캡처.


지난 17일 오전 중국 최대 공유자전거 업체인 오포(Ofo) 베이징 본사 앞에 수백 명의 고객들이 몰렸다. 오포에 처음 가입하면 선수금 99~199위안(약 1만6000~3만2600원)을 내야 하는데 회사 측이 이달 들어 온라인 환급 기능을 막아버리자 돈을 돌려달라고 찾아온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오전만 해도 줄이 건물 입구부터 회사가 위치한 5층까지 이어졌는데 오후가 되자 건물 전체를 한 바퀴 돌 정도로 인파가 늘었다고 전했다.

'가난의 상징'이던 자전거를 혁신해 공유경제 선구자로 떠올랐던 오포가 창업 4년 만에 몇 만원의 선수금을 돌려주지 못할 정도로 경영상황이 악화한 것이다. 시장에선 오포가 파산신청을 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사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지난 9월 자전거 제조사에 6800만위안(약 111억원)의 대금을 지불하지 못해 고소를 당하고, 한국·이스라엘·인도·호주 등 전 세계에 벌려 놓은 사업도 철수하거나 대폭 축소하면서 회사가 파산에 근접한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중국기업의 경영 위기는 오포 만이 아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잘나가던 지오니도 천문학적인 부채로 파산 위기에 몰리는 등 중국 경제 전반에 파산 쓰나미가 닥치고 있다. 자칫 사회·경제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파산 신청을 한 기업은 6392개였고, 이중 3311개 기업이 파산 선고를 받았다. 지난해 총 1만여개의 기업이 파산 신청을 해 전년대비 2배 이상 수치가 증가하며 역대급 기록을 세웠는데, 올해는 이마저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업들의 채권 미지급액도 올해 1085억위안(약 17조8000억원)을 기록, 전년(287억위안)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발행한 채권을 갚지 못하고 파산하는 기업들이 많아질수록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 돈을 떼이는 투자자들이 많아져 경제에 혼란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중국 로펌 롤맥스는 투자자들이 회수 가능한 평균 금액이 원금의 10~15%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파산하는 중국기업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중국당국이 그동안 경제 성장만 중시하며 금융 리스크를 관리하는데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의 파산법은 10여 년 전부터 있었지만 2014년부터 등장한 회사채 관련한 내용은 반영하지 못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통신은 "중국 중앙 및 지방 정부는 지난 수십 년 간 '부양'과 '지원'만 했다"면서 "무너지는 기업들이 더 늘어나면 중국의 실업률이 급속도로 오르는 등 사회불안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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