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김연추' 후폭풍?…'자기매매' 부서 반발 확산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8.12.1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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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장 임명에 조직운영 전권…기존 조직 상대적 박탈감에 반발기류 감지

미래에셋대우 본사 센터원 빌딩미래에셋대우 본사 센터원 빌딩


미래에셋대우의 프랍 트레이딩(자기자본 매매) 조직이 뒤숭숭하다. 역대 최고 연봉을 받고 미래에셋대우로 이직을 추진 중인 김연추 전 한국투자증권 투자공학부 팀장과 해당 부서의 화학적 융합이 벌써부터 삐긋거리고 있다. '김연추' 후폭풍을 겪고 있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전 팀장은 내년부터 미래에셋대우 헤지운용을 담당하는 본부장에 선임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에서 차장급 팀장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대우다.



미래에셋대우가 그의 영입에 공을 들인 이유는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창출 능력 때문이다. 김 전 팀장은 한국투자증권에서 김성락 전 투자금융본부장(전무)과 함께 ELS(주가연계증권)와 ETN(상장지수증권) 등 파생상품 설계와 운용을 맡으며 연간 1000억원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증권업계 '연봉킹'에 올랐다. 실제 김 전 팀장은 거액의 성과급으로 상반기에만 22억원의 보수를 받아 그룹 오너와 CEO(최고경영자)보다 높은 연봉을 기록했다.



상품 설계 및 운용 능력을 인정받아 줄곧 스카우트 대상에 오르내렸다. 그는 최근 경쟁사인 미래에셋대우로 이직을 결정하면서 3년간 100억원 가량의 연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다시 한번 업계 최고 수준의 몸값을 경신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37세인 김 전 팀장을 임원으로 선임하고 거액의 연봉을 지급하는 '베팅'에 나섰고 향후 조직 운영 등 사실상 전권을 주며 전폭 지원하고 있다. 특히 상사였던 김성락 전 한국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이 미래에셋대우로 동반 이직, 부문 대표를 맡을 것으로 보여 김 전 팀장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의 기존 프랍 트레이딩 조직은 술렁이고 있다. 서열 파괴로 인한 불만과 상대적 박탈감 등이 겹치며 벌써부터 화학적 융합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후문이다. 김 전 팀장과 한국투자증권에서 근무하다 반목해 미래에셋대우로 이직했던 직원을 포함해 일부에선 집단 퇴사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처럼 자기자본이 8조원에 달하는 대형 증권사는 운용 자금이 커 프랍 트레이딩의 수익 기여도가 클 수밖에 없다"며 "팀 단위의 대규모 스카우트가 종종 생기는 프랍 트레이딩의 경우 전체 조직과의 융합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현재까지 인사와 관련된 내용은 확정된 건 없고 조직개편은 경력직 채용시 필요할 때마다 이뤄진다"며 시장에서 논란이 확산되는 것에 선을 그었다.

한편 김 전 팀장은 한국투자증권 시절 양매도 ETN 등 히트 상품을 내놓고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운용해 이익을 올렸다. 'TRUE(트루) 코스피 양매도 ETN'이 대표 상품으로,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가 일정 범위 안에서 등락하면 수익을 거두는 구조다. 해당 상품은 지난해 5월 말 상장 당시 발행액수가 200억원에 불과했으나 최근 1조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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