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대학문학상 소설부문 '공정성 논란'...수상 취소

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2018.12.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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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측 "절차상 부족한 사항 발견"…'수상작 없음' 결정내려

대산문화재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제17회 대산대학문학상 소설부문 심사경위서<br>
'. /사진=대산문화재단 홈페이지 캡처대산문화재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제17회 대산대학문학상 소설부문 심사경위서
'. /사진=대산문화재단 홈페이지 캡처


'대산대학문학상'의 올해 소설부문 수상이 취소됐다. 올해 2학기에 심사위원을 수업을 들은 학생이 상을 받으면서 '공정성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대산문화재단은 지난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대학문학상 소설부문에서 '수상자 없음'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단 측은 앞서 지난 13일 '제17회 대산대학문학상' 부문별 수상자를 발표했다.



재단 측은 "소설부문 심사 자체의 공정성에는 문제가 없으나 이 상에 거는 높은 기대치를 완벽히 충족시키기에 절차상 부족한 사항이 발견됐다"며 "이에 대해 재단과 심사위원회는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입장을 전했다.

'제17회 대산대학문학상' 소설부문 심사는 김숨·손홍규·윤해서 작가가 맡았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소설부문 심사경위서에 따르면 각 심사위원은 응모작을 무작위로 할당받아 읽고 그중 3편씩 본심에 추천했다. 심사가 끝난 뒤 손홍규 심사위원은 당선작이 아는 작품이어서 최종 선택 단계에서 참여하지 않았으며 다른 두 심사위원의 최종 선택을 따르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대산문화제단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제17회 대산대학문학상' 소설부문 수상자 박모씨의 손홍규 심사위원 수업수강 내역. /사진=대산문화재단 홈페이지대산문화제단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제17회 대산대학문학상' 소설부문 수상자 박모씨의 손홍규 심사위원 수업수강 내역. /사진=대산문화재단 홈페이지
당선작 발표 후 당선작이 심사위원 가운데 한 분의 합평을 받은 작품으로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과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대산문화재단 게시판에서 "소설부문 수상자가 손 심사위원의 수업을 들었으며 수상작과 같은 제목의 소설을 과제로 제출했다"며 "수상자는 그 소설로 손 심사위원의 합평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재단 측은 지난 17일 긴급 심사위원회를 개최했다. 심사위원들은 재논의한 끝에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데 동의했으며 이에 심사위원회를 심의위원회로 확대 전환해 심사위원들이 심사과정을 완벽히 충족시키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수상작 없음'으로 결정했다.

이번에 수상이 취소된 당선자는 단체 카톡방에서 여학생들을 성희롱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재단 게시판에 당선자에 대한 성추행을 고발하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이와 관련, 재단 측은 "문제가 발생한 학교의 학과로부터 해당 학생이 사건의 주요 가해자가 아님을 공식적으로 확인받았다"며 "따라서 해당 이슈가 이번 '수상자 없음'의 결과를 내는 데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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