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셧다운 위기…트럼프와 민주당 멕시코 국경장벽 놓고 대치

머니투데이 김수현 인턴기자 2018.12.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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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국경장벽예산 반영 안되면 자랑스럽게 셧다운" vs 민주당 "성질 부리면 얻는 것 셧다운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 두 번째)과 함께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왼쪽),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만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 두 번째)과 함께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왼쪽),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만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백악관과 민주당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문제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미 연방정부가 또 다시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맞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은 16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며 셧다운 강행 의사를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예산안에 장벽 건설 비용 50억달러(약 5조6500억원)를 반영해달라고 민주당에 요구하고 있다. 그는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만나 "원하는 예산이 반영되지 않으면 자랑스럽게 셧다운을 선택하겠다"고 압박했다. 연방정부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서명하지 않고 연방정부를 멈춰 세우겠다는 것이다.

민주당도 완강하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성질을 부린다면 얻을 것은 장벽이 아니라 셧다운뿐"이라며 "어떠한 형태로도 장벽을 얻지 못하리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장벽 건설용이 아닌 기존 울타리를 개선하고 그 외 국경 경비를 위한 16억 달러(약 1조8000억원) 혹은 현 수준 유지의 13억달러(약 1조4700억원)안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 카드까지 꺼내며 장벽 예산을 확보하려는 것은 내년 1월에 새 의회가 출범하면 8년만에 민주당이 하원의 과반을 차지하게 되고 이로써 예산안 처리는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2020년 선거를 앞둔 트럼프 진영으로선 대선 최대 공약 중 하나였던 국경장벽 건설이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산안 통과를 위해서는 하원의 과반과 상원의 60표를 얻어야 하는데, 현재 공화당 상원 의석은 51석에 불과하다.

미 의회는 오는 21일까지 총 7개 지출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지난 9월 연방정부 75%의 예산을 통과시켰지만 국토안보부, 국무부, 농림부, 내무부, 재무부, 상무부 등 나머지 예산이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21일까지 처리가 무산되면 22일 0시부터 연방정부 4분의1이 문을 닫거나 최소 가동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양당은 지난 1월에도 다카(DACA.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 폐지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으며 셧다운 사태를 촉발한 바 있다. 셧다운이 일어나면 관련 예산으로 운영되는 관공서의 모든 공무원은 무급으로 가택 대기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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