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정의선 체제 가속화..사장단 50대로 세대교체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18.12.1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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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제공=김남이 기자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제공=김남이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12일 단행한 사장단 인사로 정의선 수석부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가 한층 공고해졌다.

이번 인사를 두고 그룹 안팎에선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던 핵심 임원들이 2선으로 물러나고 정 부회장 중심의 '세대교체'를 통해 그룹 경영체계가 새롭게 정립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임명된 주요 계열사 사장단들이 대부분 50대로 포진됐다. 신임 현대로템 (38,450원 ▼2,700 -6.56%) 대표에 내정된 이건용 부사장을 비롯해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의 여수동 사장, 현대오트론의 문대흥 사장, 현대케피코의 방창섭 대표 내정자 등이 모두 50대다.



여기에 그룹의 주요 부회장과 사장들을 계열사 임원으로 배치함으로써 안정감과 균형감을 유지했다. 현대로템 부회장에 임명된 우유철 부회장은 과거 현대로템에서 기술연구소장으로 근무했으며, 현대건설 (34,600원 ▼200 -0.57%) 부회장으로 승진해 자리를 옮긴 정진행 사장도 현대건설에 입사해 자재구매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그룹 관계자는 "'세대교체' 기조가 반영된 인사까지 더해지면서 정의선 체제가 한층 공조해진 것"이라며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사들의 빠른 의사결정과 미래 혁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249,500원 ▼500 -0.20%)그룹은 지난 9월 정 부회장이 그룹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에 오른 뒤 미래 경쟁력 분야와 중국 및 해외 사업 부문에 대한 쇄신 인사를 통해 조직 재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와 별도로 정 부회장은 그룹의 ICT(정보통신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외부와의 협업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전략기술본부와 R&D(연구개발) 부문을 중심으로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은 더욱 고도화되고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외부개방'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판단된다.

특히 연구개발 총책임자 자리에 외국인 임원을 앉힌 것은 현대차그룹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실력 위주의 글로벌 핵심 인재 중용을 통한 미래 핵심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2015년 현대차그룹 합류 이후 신차의 성능 개선에 크게 기여했으며, 고성능차 사업의 성공적 시장 진입에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또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과 탁월한 소통역량을 갖췄으며 엔지니어들에게 롤모델이 되는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확보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아울러 적극적인 소통과 협업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본부의 일하는 방식 변화를 주도함으로써 정 부회장이 평소 강조해 온 ‘IT 기업보다 더 IT 기업’ 같은 기업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도 파격 인사의 배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앞으로 신임 비어만 본부장은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 카 등 혁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새로운 연구개발 조직문화 정착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미국과 유럽, 인도, 중국 등 글로벌 현지 R&D 조직들과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촉진해 연구개발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하는 임무도 주어졌다.

지 사장 승진으로 전략기술본부의 위상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이 강조한 '스마트 모빌리트 솔루션 제공 업체'로의 전환 계획은 지금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고, 스마트시티와 모빌리티(이동수단), 로봇, AI(인공지능) 등 미래기술에 대한 핵심과제 수행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자율'과 '외부개방'을 핵심으로 경영 혁신과 변화를 이어갈 것"이라며 "전문성과 리더십이 검증된 경영진들을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함으로써 그룹 전체에 대한 자율경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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