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카드 꺼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강경한 FI 마음 돌릴까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18.12.1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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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 "풋옵션과 상장 별개, 철회 계획 없어"…신 회장 재협의 나설 듯, 신뢰 회복 관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사진=머니투데이DB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사진=머니투데이DB


교보생명이 상장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FI(재무적 투자자)는 강경한 반응이다. 상장과 별개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 대한 풋옵션(투자금 회수를 위한 지분 매수청구권) 행사 계획을 철회할 뜻이 없다고 밝히면서 신 회장이 FI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IB(투자은행)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조만간 FI와 재협의에 나설 전망이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GIC)로 구성된 FI는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지분 인수 계약에는 교보생명이 2015년 9월까지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으면 신 회장이 지분을 되사야 한다는 풋옵션 계약을 포함했다. 이후 약속했던 기한에서 3년이 경과 됐음에도 교보생명의 IPO가 지연되자 FI 측은 지난 10월 풋옵션 행사 계획을 밝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일단 상장 계획을 공식화했기 때문에 신 회장이 FI를 만나 더 적극적으로 풉옵션 철회와 관련한 설득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다만 FI가 오랜 기간 기다리면서 신 회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현재 증시 상황을 감안하면 상장으로 얻는 이익도 크지 않다고 판단한 상태라 쉽게 마음을 돌릴 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신 회장이 풋옵션을 감당할 만큼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증시만 활황을 되찾는다면 FI 입장에서도 상장을 통한 자금 회수가 더 빠를 수 있다"며 "신 회장이 FI에게 풋옵션보다 신속하고 확실한 엑시트(투자 회수) 방안을 제안한다면 풋옵션 행사를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재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법정공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 회장이 FI 지분을 사들이지 못하거나 풋옵션 행사가 정당하지 못하다고 반발할 시 중재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신 회장 측에서는 그간 상장과 관련된 노력을 계속 했으나 증시 여건 등이 여의치 않아 피치 못하게 상장이 지연된 점을 근거로 풋옵션 행사 자체를 무력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교보생명은 FI의 풋옵션 행사와 무관하게 일정에 따라 상장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교보생명은 앞으로 주관사 추가 선정, 지정감사인 감사, 상장 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공모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풋옵션 행사는 FI와 신창재 회장, 주주 간의 약정과 관련한 문제이기 때문에 회사가 공식적으로 언급할 만한 내용은 없다"며 "IPO 준비를 차질 없이 해나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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