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점공식 바꾼 이마트…30개월만에 새 점포는 '디지털 매장'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18.12.1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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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디지털, 체험형 매장으로 승부…마트업계 성장정체 탈피위한 몸부림

이마트 의왕점의 컬처라운지 /사진=이마트이마트 의왕점의 컬처라운지 /사진=이마트


이마트 (63,100원 ▲100 +0.16%)가 30개월 만에 새 매장을 연다. 최근 2년새 매장 3곳을 폐점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던 이마트가 신개념 점포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마트는 오는 13일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에 ‘의왕점’을 개점한다고 밝혔다. 주상복합 건물로 지하 2층부터 지하 1층까지, 매장면적 9917㎡(3000평) 규모다.



이번에 오픈하는 의왕점은 트레이더스 매장을 제외하면 2016년 6월 오픈한 ‘김해점’이후 30개월 만에 처음 선보이는 이마트 매장으로 '미래형 오프라인 할인점'을 콘셉트로 한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공식을 과감히 깬 새로운 포맷으로 성장 한계에 직면한 대형마트의 방향성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전자가격표시기와 디지털 사이니지를 도입한 ‘페이퍼리스 디지털 매장’으로 운영 방식을 전환하는 게 대표적이다. 매장 내부의 종이 가격표와 행사상품을 알리는 종이 안내문은 전자가격표시기로 대체한다. 각종 포스터와 현수막은 선명한 화면의 디지털 사이니지로 바뀐다.



인공지능 서비스 안내로봇 ‘ 트로이(Tro.e)’도 시범 운영한다. 평창동계올림픽 안내로봇 공급사인 퓨처로봇과 공동 개발한 트로이는 올해 시범 운영한 페퍼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기반의 자율주행 로봇이다. 시범 운영기간 매장 및 입점 상품 안내와 함께 상품이 진열된 곳까지 자율주행으로 안내하는 에스코트 기능,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선보인다.

이마트가 의왕점에서 시범운영하는 인공지능 로봇 트로이/사진=이마트이마트가 의왕점에서 시범운영하는 인공지능 로봇 트로이/사진=이마트
의왕점은 영업면적의 절반을 삐에로쇼핑,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으로 구성하고 기존 할인점 공간은 대폭 줄였다. 미래성장 동력인 전문점을 결합해 단순 쇼핑뿐 아니라 고객들의 체험과 감성을 자극해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새로운 매장 실험이다.

각종 서적을 갖춘 큐레이션 문화공간 ‘컬처라운지’를 선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온라인 시장의 빠른 성장세를 고려해 기존 이마트와 달리 매장 구성 단계부터 온라인 업무에 최적화된 매장 레이아웃을 적용했다.


이마트는 의왕점 오픈을 두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울산 학성점과 지난 5월 대구 시지점, 6월에는 인천 부평점 등 매출부진 점포를 폐점했다. 대형마트 사업이 저성장기조와 저출산 고령화, 1인가구 증가 등 경제사회 구조 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어서다. 실제 대형마트 3사의 매출 성장률은 2015년 2.1%, 2017년 1.4%, 2017년 0.1%를 기록하는 등 제자리 걸음이다.

반면 의왕점은 입지가 좋고 마트의 새로운 성장모델을 제시하자는 차원에서 출점을 결정했다. 미래형 디지털 매장이자 개성있는 콘텐츠를 갖춘 전문점을 결합해 미래형 마트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향후 이마트 신규매장이나 기존점 리모델링도 의왕점 형태를 따르게 된다.

홈플러스나 롯데마트도 사정이 비슷하다. 홈플러스의 경우 기존 마트에 창고형 할인매장을 결합한 '스페셜' 매장으로 전환 중이고 지역밀착형 쇼핑몰인 '코너스'를 추진 중이다.

롯데마트 역시 현장에서 구매한 식재료를 즉석 조리해주는 '그로서란트' 매장과 고객을 위한 녹지휴게 공간인 '어반 포레스트'를 확대한다. 모두 출점절벽 속에서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포석이다.

이두섭 이마트 개발담당 상무는“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급변하는 유통업계 변화에 발맞춰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매장 혁신에 나섰다"며 “개성있는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운 이마트 전문점과 할인점을 결합하고 디지털 쇼핑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이마트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쇼핑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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