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관광객 사드 보복 빈자리 채운다…올해 日관광객 순증 중국 제쳐

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2018.12.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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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랜딩]일본인 관광객 6년래 최대 증가, 중국인 관광객보다 더 많이 늘어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日관광객 사드 보복 빈자리 채운다…올해 日관광객 순증 중국 제쳐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10월 서비스수지는 22억2000만 달러 적자인데, 작년 35억3000만달러에 비해 13억1000만 달러 줄었다. 서비스수지 적자가 개선된 주된 이유는 여행수입이 늘어난 반면 내국인이 해외에서 쓴 여행지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조치로 급감했던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돌아온 것으로 판단하고, 특히 금융시장에서는 중국 관광객 관련 주식들이 한동안 강세를 띠는 모습을 띄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1~10월까지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1267만2370명으로 작년에 비해 14.1% 늘어났다.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은 396만8977명으로 작년에 비해 43만1345명, 12.2% 늘었다.

그러나 사드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016년 중국인 관광객은 1~10월 기준으로 총 701만5203명에 달했다. 그 이전인 2015년엔 1~10월에 501만1373명, 2014년엔 524만693명, 2013년엔 377만 4207명을 기록했다.



따라서 올해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작년보다 늘었지만, 4년 전인 2014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사드 사태 이전과 비교할 때 아직도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C-trip)이 홈페이지에 한국행 단체관광상품이 게시되자 국내 언론에서는 중국 당국이 단체관광상품 판매 제한을 사실상 해제했다며 일제히 환호했지만, 국내 언론의 뜨거운 관심이 독이 됐는지 몇 시간 만에 해당 업체는 돌연 홈페이지에서 상품을 삭제했고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이를 볼 때 중국은 공식적으로 한국에 대한 사드 보복조치를 아직 해제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면세점 업계에서도 최근 늘어난 중국인 입국자의 대부분은 단체관광객이 아니라 대리구매상이나 개별 관광객으로 보고 있다.


반면 올해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10월 내한한 일본인 관광객은 전년 동월 대비 61.7%나 증가했다. 작년 추석연휴(10.1~10.9) 기간 일본인 관광객 감소에 따르는 기저효과와 최근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등 대형 한류이벤트의 개막이 일본인 관광객 급증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올 1~10월 누적 기준으로 내한한 일본인 관광객은 239만28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무려 25.5%나 증가했다. 특히 올해 일본인 누적 관광객수는 2012년 1~10월 304만7195명을 기록한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다.

올해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 누적 순증을 따져보면 일본인 관광객은 48만5746명 순수하게 증가해 중국인 관광객 순증 43만1345명을 뛰어 넘었다. 물론 절대적인 누적 방문객 수는 중국인 관광객이 396만8977명으로 일본인 관광객 239만28명보다 1.5배 가량 많다.

이렇게 본다면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여행수지가 개선된 것은 중국인 관광객보다는 일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때문인 것으로 볼 수있다. 즉 중국의 사드 보복의 빈자리를 일본인 관광객이 채운 것이다.

다만 올 3분기 외국인 관광객 1인 평균지출경비를 보면 일본인 관광객은 767달러인데 반해 중국인 관광객은 1757달러로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와서 지출하는 비용이 일본인 관광객에 비해 훨씬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통계는 일부 중국인 보따리상들이 면세점에서 대량으로 쇼핑을 하고 국내 시장에 되팔아 차익을 취하는 편법 쇼핑이 포함돼 있어 단순히 중국 관광객 지출액이 많다고 해서 이것이 국내 소비 경기에 호재로 작용한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고조됐던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가 가라앉고 평화무드가 조성되면서 일본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고 관광수입이 증대했다는 것은 부진한 내수 경기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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