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봉킹' 김성락 이어 김연추도 미래에셋대우로 이직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8.1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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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證, 투자금융본부장·투자공학팀장 동반 이직…ELS·ETN 등 파생상품 전문가 스카우트 후끈

한국투자증권에서 ELS(주가연계증권)와 ETN(상장지수증권) 등 파생상품 투자를 책임지며 연간 1000억원대 수익을 올리던 김성락 전 투자금융본부장(전무)과 김연추 전 투자공학부 팀장(차장)이 미래에셋대우로 옮긴다.

이들은 올 상반기에만 거액의 성과급을 받으며 20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아 증권업계 '연봉킹'에 오른 인물이다. 특히 회사내 수익 기여도카 컸던 투자공학부 인력 일부도 미래에셋대우 (7,100원 ▼120 -1.66%)로 이직할 것으로 알려져 한국투자증권은 일정 부분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1월14일자 본지 '연봉킹' 한투證 김성락 본부장 사직…경쟁사 스카우트 '후끈' 참조]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연추 전 한국투자증권 투자공학부 팀장이 최근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사직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고 현재 사표 수리 절차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37세인 김 전 팀장은 올 상반기에만 급여 1억1100만원, 상여금 21억1900만원을 포함해 총 22억3000만원의 보수를 받아 임원을 제외한 증권업계 최고 연봉자에 이름을 올렸다.



김 전 팀장의 직속 상관으로 지난달 중순 한국투자증권을 먼저 떠난 김성락 전 본부장 역시 같은 기간 총 22억6000만원을 받아 증권업계 전체 연봉 1위를 기록했다.

이들이 받은 보수는 자사 CEO(최고경영자)인 유상호 대표(20억2800만원) 뿐만 아니라 그룹 오너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금융지주 (67,200원 ▼1,100 -1.61%)) 부회장(13억11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여서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은 조만간 미래에셋대우로 옮겨 별도 조직을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김성락 전 본부장이 내년초부터 미래에셋대우에서 헤지운용과 관련된 조직을 신설해 부문 대표를 맡고 김연추 전 팀장이 ELS와 ETN 등 파생상품 운용을 전담할 본부장이나 부서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며 "같이 근무한 팀원들 상당수도 미래에셋대우에 합류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전 팀장은 미래에셋대우와 3년간 100억원 가량의 연봉 계약에 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직으로 인해 한국투자증권에서 받아야 할 인센티브를 포기한 점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이 속했던 한국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가 수년간 연 1000억원 규모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한다. 역대급 스카우트전으로 달아오른 이유다.

투자금융본부의 대표적 히트 상품은 'TRUE(트루) 코스피 양매도 ETN'이다. 이 상품은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가 일정 범위 안에서 등락하면 수익을 거두는 구조다.

예컨대 코스피200 지수가 한 달 동안 위아래로 5% 이상 움직이지 않으면 연 5% 수준의 수익을 내는 구조다. 해당 상품은 지난해 5월 말 상장 당시 발행액수가 200억원에 불과했으나 최근 1조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김 전 본부장과 김 전 팀장을 스카우트하는데 성공한 미래에셋대우는 파생상품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내년 국내 주식시장이 조정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ELS나 ETN 등 상대적으로 주가 하락과 무관하게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파생상품 수요가 커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해당 팀을 스카우트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ELS, ETN 판매를 대폭 늘려 운용 규모를 키워야 한다"며 "최근 해외주식에 초점을 둔 미래에셋대우의 WM(자산관리) 전략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사업과 조직이 철저히 시스템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에 일부 인력 이탈에도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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