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원래 불평등한 세상'을 방증하는 이론은 많다. 우선 관련 업계 종사자의 제곱근 규모가 전체 생산성의 50%를 만들어낸다는 프라이스 법칙이 있다. 전체 종사자가 100명이라면 10명이 전체 생산성의 50%를 책임진다는 의미다.
전체 인구의 20%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한다는 파레토 분포도 있다. 약자의 편으로 여겨지는 예수 그리스도는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마태복은 25장29절)는 가혹한 ‘마태의 원칙’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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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원래 불평등한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사람들은 뇌 속에 자신의 서열을 감지하는 계산기를 갖고 있다. “뇌에서 사회적 위치를 평가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부분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대우를 받는지 관찰”해 자신의 가치를 결정하고 자신에게 지위를 부여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별 볼 일 없는 사람으로 여겨 자신의 지위가 낮다고 생각되면 세르토닌 분비가 줄어들고 세르토닌 분비가 줄면 작은 부정적인 사건에도 더욱 위축된다. 반대로 자신의 지위가 높다고 생각되면 세르토닌 분비가 늘어 자신감이 넘치고 당당하게 된다.
피터슨 교수는 이런 이유로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약자나 패배자로 보이지 말고 희생양인 양 하지도 말라는 조언이다. 스스로 피해자가 돼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다니면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지위를 낮게 생각하고 당신 뇌 속의 서열 계산기도 당신의 서열 순위를 낮게 평가한다. 그러면 뇌에서 나오는 세르토닌 분비도 줄어 생각과 행동이 점점 더 위축된다. 비록 지금 가장 밑바닥 서열에 있더라도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야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
똑바로 선다는 것은 몸만 바로 세운다는 의미가 아니다. 피터슨 교수에 따르면 "‘똑바로 선다’는 것은 ‘존재’의 부담을 자진해서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삶의 엄중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이고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약함이 강함이 되는 역설이 나온다. 정말 약한 사람은 자신의 약함을 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한다. 스스로 약함을 알지 못하기에 상대방이 약함을 공격할 때 대비하지 못한다. 약점을 알아도 남에겐 약점을 숨기며 강함만 과시하려 한다. 정말 강한 사람은 자신의 강함뿐만 아니라 약함까지 정확히 인지하고 받아들인다. 자신의 약함에 대해서도 어깨 펴고 당당할 수 있기 때문에 나에게도, 남에게도 약함을 드러낼 수 있다.
남에게 공격의 빌미가 되는 약함은 어깨를 움추리며 스스로 서열을 낮게 평가하며 자신의 잠재력조차 부인하는 자기 비하다. 반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이 객관적인 평가에 따라 받아들이며 남에게도 당당할 수 있는 약함은 강함이 되는 약함이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약함까지 그대로 인정할 때, 그래서 어깨 펴고 똑바로 설 때 “삶에서 피할 수 없는 짐을 기꺼이 짊어지면서도 그 속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