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은행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은행주 "싸지만 매력 없다"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2018.11.30 17:15
글자크기

1년 만에 기준금리 연1.75%로 0.25%p인상…은행주 PER 5.4배로 중국 은행 6.2배보다 저평가

국내 은행주 주가가 사상 최대 실적 행진에도 불구하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은행주 밸류에이션이 자산건전성 문제가 지적되는 중국 은행주보다 낮아져 역사적 저평가를 받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은행업종 지수는 전날대비 4.36포인트(1.40%) 하락한 308.11로 마감했다. 11월 한 달 간 수익률은 -0.49%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3.31%)을 4%포인트 가까이 밑돌았다.



中 은행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은행주 "싸지만 매력 없다"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주에 호재? 반대 가능성도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75%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대출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의 채권 및 주식 등 자금 이탈 우려를 낮추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통상 기준금리 인상은 차주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 증가로 이어져 은행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는 결과론적인 전망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은행의 원화 및 외화 유동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대출태도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폭이 25bp 수준에그쳤지만 영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의 자금이탈이 가속화되면서 대출 여력이 축소돼 마진 악화, 신용위험 상승 등 은행에 부담스러운 여건이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금리를 인하해야 할 시점에 금리를 인상한다면 금리 인상의 부작용에 따른 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되며 이날 주요 은행주는 대부분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KB금융 (78,900원 ▼100 -0.13%)신한지주 (47,650원 ▲200 +0.42%), 하나금융지주 (60,400원 ▼100 -0.17%)가 2%대 약세를 나타냈다. 우리은행 (14,800원 ▲250 +1.7%)기업은행 (13,710원 ▼30 -0.22%)도 1% 내외에서 하락했다.


◇내년에도 이익증가 추세 지속… 싸지만 투자 매력은 의문=다만 주요 은행의 올 3분기까지 실적이 2017년 연간실적을 넘어섰고, 괄목할 만한 증가율은 아니지만 내년에도 이익증가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SK증권에 따르면 내년 은행 5사(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은행·기업은행) 지배순이익은 13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익은 증가하는데 주가는 떨어져 은행 5사의 올해와 내년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은 5.4배에 불과한 상황이다. 시가총액 상위 5개 은행 기준 2019년 평균 PER은 호주 11배, 미국 및 싱가폴 10배, 일본 9배, 유럽 8배 수준이다. 중국 시가총액 상위 은행의 평균 PER도 내년 기준 6.2배다.

국내 은행의 운용자산 규모와 개선된 자산건전성, 높아진 자본비율 등을 고려하면 중국 은행주보다 낮은 멀티플을 적용받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없었던 저평가 상황이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한국 은행주의 할인율은 17~21% 수준"이라며 "은행의 이익 안정성과 배당 매력을 고려하면 과도하게 높은 할인율이 적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의 이익 창출에 대한 정당한 가치 부여를 기대할 때 주가 상승여력은 충분히 높다"고 말했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내년 기대 배당수익률은 평균 4.5%로 배당 매력은 더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기대 배당수익률은 1.0% 수준이다.

그러나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주 실적은 좋지만 내년에는 추가 금리인상 전망이 약화되고 실적도 정점을 칠 가능성이 높아져 다시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경제 성장이 발목이 잡으면서 다시 저금리 정책을 펴야 한다면 재미없는 주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