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풋' 덕분에…신흥시장 모처럼 '돈맛'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11.30 13:09
글자크기

연준, 금리인상 전망 약화…신흥시장 ETF 자금유입 역대 최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8일 (현지시장) 뉴욕 경제클럽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 바로 밑에 근접했다"고 밝히며 속도조절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뉴욕증시의 주요지수가 일제히 큰 폭으로 올랐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8일 (현지시장) 뉴욕 경제클럽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 바로 밑에 근접했다"고 밝히며 속도조절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뉴욕증시의 주요지수가 일제히 큰 폭으로 올랐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긴축 속도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신흥시장 증시에도 모처럼 자금이 몰렸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멈추고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상대적으로 신흥국 위험자산의 투자 매력은 커지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는 지난 28일 1.17% 상승했다. 올해 최저점이었던 지난달 29일과 비교해서는 6% 넘게 오른 수치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쉐어 코어 MSCI 신흥시장 상장지수펀드(ETF)'에도 28일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오면서 2.4% 상승했다. 하루 유입량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시가총액도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500억달러(약 55조9800억원)를 넘어섰다.



블룸버그통신은 신흥국 주가 상승에 대해 "'파월 풋(put)'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국제 수요가 되살아난 영향"이라고 해석했다. 파월 풋이란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풋옵션(일정한 값에 팔 수 있는 권리)의 합성어로, 주가 급락기 일종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풋옵션처럼 파월 의장이 비둘기파적인 발언으로 시장을 안정시켰다는 뜻을 내포한다. 전날 파월 의장은 뉴욕에서 열린 경제클럽 강연에서 "현재 정책금리가 경기를 과열시키거나 냉각시키지 않는 중립 수준의 '바로 밑(just below)'에 있다"고 말했다. 정책금리를 많이 올리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뉴욕증시가 2% 이상 급등하는 등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공개된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회의록에서도 연준 위원 대부분이 내년부터 긴축 속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연준 위원들은 "정책금리를 추가를 올리는 것이 아주 가까운 시일 내 정당화될 수 있다"며 다음 달 금리 인상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점진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위원회의 기대'라는 문구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이번 FOMC 회의록은 정책금리가 중립에 가까워져 앞으로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에 연준이 유연하게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준이 올해 정책금리 목표를 0.25%포인트 한 차례 더 올릴 것을 확실해 보인다. 이번 FOMC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필요하면 다음 달 회의 이전에라도 초과지준금리(IOER)의 기술적 조정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IOER은 시중은행이 예치한 지급준비금 초과분에 연준이 제공하는 이자로, 미 정책금리의 상단 역할을 한다.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다음 달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확률을 70% 이상으로 평가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