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號 첫 LG그룹 인사…'안정 속 변화' 방점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박소연 기자 2018.11.2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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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그룹 통틀어 총 185명 승진…주요 계열사 조직개편도 병행

사진 왼쪽부터 홍범식 사장, 김형남 부사장/사진제공=㈜LG사진 왼쪽부터 홍범식 사장, 김형남 부사장/사진제공=㈜LG


23년 만에 그룹 총수가 바뀐 LG그룹이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첫 대규모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안정 속 변화'다. 계열사 부회장들을 전부 유임시키는 대신 지주사 역할 강화, LG전자 (96,800원 ▼200 -0.21%) 등 주력 계열사의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 먹거리' 찾기에 적극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LG에 따르면, 이 그룹의 2019년 임원인사에서 승진자는 사장 1명, 부사장 17명, 전무 33명, 상무 신규선임 134명, 총 185명이다. 이는 지난해 157명보다 17.8% 증가한 규모다. 이번 인사에서 유일한 사장 승진자인 김종현 LG화학 부사장은 자동차 전지 신규 수주를 주도해 사업 성장 기반을 확대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그룹 지주사인 ㈜LG는 홍범식 전 베인앤컴퍼니 코리아 대표를 경영전략 담당 사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최근 김형남 한국타이어 (54,100원 ▼2,700 -4.75%) 부사장을 영입한데 이어 홍 사장도 영입하며 '외부 수혈'을 한층 강화했다.



㈜LG는 "홍 사장은 베인앤컴퍼니에서 여러 사업 분야의 포트포리오 전략은 물론, M&A(인수·합병)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고 외부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자동차부품팀이 신설됨에 따라 기존 9개팀이 10개팀으로 확대됐다. 한국타이어 출신인 김 부사장은 신설된 자동차부품팀장을 맡는다.

팀장급은 인사팀장(이명관 부사장)을 제외하고 전부 교체됐다. 재계는 ㈜LG의 이번 인사 전반에 대해 지주사 역할 강화와 함께 계열사 미래 먹거리 지원이라는 구 회장의 의지가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도 이날 CEO 직속 '로봇사업센터'와 '자율주행사업Task'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LG전자는 기존 5개 사업본부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을 맡는 VC사업본부는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로 이름을 바꿨다.

무엇보다 '올레드 TV' 등 TV 사업 전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권봉석 HE사업본부장이 MC사업본부까지 책임진다. 수년째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스마트폰에 '1등 DNA'를 이식하라는 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 (10,580원 ▼50 -0.47%)는 한상범 부회장의 리더십을 유지한다. 5년 만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흑자 전환을 이끈 한 부회장에 대한 구 회장의 신뢰로 풀이된다.

LG이노텍 (197,500원 ▲2,700 +1.39%)은 사령탑이 교체됐다. 새 수장으로 정철동 LG화학 (440,000원 ▼4,000 -0.90%)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사장)이 낙점됐다.

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에서 OLED 생산 기반을 다진 인사다. LG화학에서는 유리기판, 수처리필터 등 각종 신규 사업을 조기 안정화해 구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는 게 LG그룹 안팎의 평가다.

이밖에 서브원 사장에 이동열 현 서브원 MRO사업부장 사장이, ㈜지투알 대표이사 부사장에 정성수 HS애드 전무가, LG스포츠 사장에 이규홍 서브원 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재계는 이번 LG그룹 인사에 대해 구 회장이 고(故) 구본무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이후 파격적 변화 대신 안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사장급 외부 인사 깜짝 영입을 통해 조직 전반에 쇄신 메시지도 제대로 전달했다는 평가다.

여성 임원 7명도 신규 선임해 그룹 내 여성 임원수는 총 29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2014년 14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LG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미래 준비와 철저한 성과주의에 기반한 '혁신 인사'"라고 자평하며 "글로벌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감안해 이미 능력을 검증받은 고위 인사를 적극 영입했다"고 말했다.
구광모 ㈜LG 회장/사진제공=㈜LG 구광모 ㈜LG 회장/사진제공=㈜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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