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과 장남 이규호 전무
이 회장이 여전히 지주사 ㈜코오롱 지분 49.74%를 보유한 최대주주인데다 만 34세에 불과한 장남 이규호 전무는 ㈜코오롱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지분이 사실상 전무하다. 10년째에 접어든 지주사 체제가 공고하다는 게 그나마 안정적이다.
코오롱은 유석진 대표 체제로 그룹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이규호 전무가 ㈜코오롱 지분을 서서히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의 ㈜코오롱 지분율은 49.74%다.
반면 아들인 이 전무는 지주사 ㈜코오롱 지분을 한 주도 들고 있지 않다. 그가 대표를 맡은 셰어하우스 계열사 '리베토'를 제외하면 주요 계열사 지분도 전무하다. 아버지 이 회장이 학창시절부터 코오롱 지분을 보유했던 것과 차이가 있다.
게다가 이 회장은 지난 8월 결정된 ㈜코오롱 유상증자를 발판으로 ㈜코오롱 지분율을 2.36%p 높였다. 퇴임 선언 불과 3개월 전에도 지분 상속을 통한 승계에 뜻이 없었다는 방증이다.
10년 차에 접어든 그룹 지주사 체제가 이미 안정화됐다는 점에서도 이 회장은 당분간 빠른 승계 작업에 나서 지배구조 판을 다시 짜야 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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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은 2009년 인적분할을 통해 존속법인 ㈜코오롱과 신설법인인 코오롱인더스트리로 나누면서 ㈜코오롱을 지주회사로 전환했으며 이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주회사 전환심사를 통과했다.
현재 이 회장 단독으로 50%에 육박한 지분을 쥔 ㈜코오롱 산하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글로벌, 코오롱에코원 등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은 공고하다.
재계에서는 이 전무가 경영수업을 받는 가운데 서서히 ㈜코오롱 지분율을 올려가는 방식으로 승계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도 승계 보다는 경영수업이 우선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이 회장의 퇴임과 그룹 임원인사 관련, "이 회장이 이 전무에게 바로 그룹 경영권을 물려주는 대신 그룹의 핵심 사업부문을 총괄 운영하도록 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토록 한 것"이라며 "그룹을 이끌 때까지 경영 경험과 능력을 충실하게 쌓아가는 과정을 중시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