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자신의 퇴임을 밝힌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임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사진제공=코오롱그룹
코오롱그룹 창업주 이원만 회장의 아들 이동찬 명예회장의 1남 5녀 중 외아들로 태어난 이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 회장은 1977년 ㈜코오롱에 입사한 뒤 12년만인 1985년 임원으로 승진했고, 1991년 부회장에 오른 뒤 1996년 1월 29일 회장에 취임하면서 '3세 경영'에 나섰다. 이 회장은 회장 취임식 날을 가장 감동적인 날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회장 취임과 함께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혹독한 시험대에 올랐다. 1998년 IMF 외환위기로 구조조정 등을 진행해야만 했다. 당시 26개였던 계열사는 15개로 줄었고 1999년 12월엔 보유 중인 신세기통신 지분 전량을 포철(현 포스코)에 1조691억원에 매각했다. 이 회장은 그룹 회장으로서 당시 신세기통신 지분 매각을 가장 아쉬운 순간으로 기억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고비 속에서도 이 회장은 첨단소재, 바이오, 건설, 패션, 유통, 자동차, 레저 등 각 영역에서 성장을 이어갔다.
바이오 사업은 이 회장의 가장 큰 역점 사업이다. 코오롱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이 회장이 취임하면서다. 그가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 개발을 결정한 것은 1998년이다. 이 회장은 1999년 미국 메릴랜드주에 현지법인인 '티슈진(Tissugene)'을 설립하고, 2000년에는 한국에 '티슈진아시아(현 코오롱생명과학)'를 세우며 바이오 신약 투자를 본격화했다.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는 이 회장은 인보사를 넷째 아이라 부를 정도로 각별하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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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해 낸 투명폴리이미드필름 'CPI' 1987년 이 회장의 주도로 시작한 수입차 판매·정비사업 역시 이 회장의 안목과 뚝심의 일면을 보여주는 사업들이다.
이 회장은 조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배지경영으로 유명하다. 코오롱그룹은 매년 초 경영방침 키워드를 형상화한 배지를 만들어 임직원에게 배포한다. 2013년 시작해 벌써 6년째 이어오고 있는 배지경영을 고안한 사람은 바로 이 회장이다. 배지는 매년 코오롱만의 단합과 시너지를 상징하는 디자인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담아낸다. 임직원들과 활발한 소통을 원하는 그의 경영 스타일은 올해 준공된 마곡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 그대로 반영됐다. 건물 내부 동선이나 회의실 등 각종 시설들도 임직원들의 활발한 소통을 도울 수 있게 설계했다.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 골프, 축구, 테니스 등 종목을 가리지 않는 스포츠 마니아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친분이 있는 인물로는 조지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을 비롯해 영국 찰스 황태자, 전설적 프로골퍼 잭 니클로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