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프·사먼' 뜨거운 쇼핑 열기…내년에도 그럴까?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11.26 16:02
글자크기

블프 매출 작년보다 24% ↑…사이버먼데이 실적도 역대 최고 전망
낮은 실업률·임금 인상 등 영향…금리인상·관세에 내년 전망은 암울

'블랙프라이데이'를 하루 앞둔 지난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대형 매장 '엑스트라(extra)'에 삼성전자 TV를 구입하기 위한 소비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18.11.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블랙프라이데이'를 하루 앞둔 지난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대형 매장 '엑스트라(extra)'에 삼성전자 TV를 구입하기 위한 소비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18.11.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의 연말 쇼핑시즌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경기가 좋은 데다, 일자리도 넘쳐나면서 지갑이 두둑해진 미국 소비자들 덕분이다. 추수감사절부터 다음 달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기간, 유통업체 매출은 역대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지기 힘들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리 인상과 무역전쟁으로 말미암은 관세 효과 등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란 이유에서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유통업체 통계 시스템 '어도비 애널리틱스'를 인용해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 규모가 지난해 같은 날보다 23.6% 늘어난 62억2000만달러(약 7조230억원)에 달했으며, 사이버먼데이 매출도 17.6% 증가한 78억달러(약 8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11월 넷째 주 금요일로 미국 최대의 할인 행사를 말한다. 사이버먼데이는 바로 그다음 주 월요일을 의미하며, 추수감사절 연휴를 보내고 일터로 돌아온 사람들이 사무실의 빠른 인터넷을 이용해 마저 못한 쇼핑을 하던 것에서 유래됐다. 스마트폰을 통한 초고속 인터넷 이용이 가능해진 지금도 중요한 할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

미국 유통업계의 즐거운 비명은 다음 달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미국 소비자의 올해 11~12월 온라인 지출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 늘어난 124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유통시장 분석업체 커스터머 그로스 파트너스의 크레이그 존슨 대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를 모두 합하면 올해 쇼핑 시즌 매출이 지난해보다 5% 증가할 것"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소매 지출이 늘어나는 것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유통업체의 실적 증가 배경에는 호황을 누리는 미국 경제가 자리한다.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3.5%(연율)에 달했으며, 실업률은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자리가 부족해지면서 지난 3분기 민간 분야 근로자 임금이 0.8%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 넘게 오른 수치다. 여기에 최근 국제 유가까지 배럴당 5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소비 심리가 크게 좋아졌다.

하지만 내년 쇼핑 시즌에도 올해와 같은 열기를 느끼기는 힘들 전망이다. 국내외 여건상 미국 경제가 더는 지금과 같은 상태를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부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무역전쟁으로 인한 관세 부과 효과로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 심리도 위축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내년부터 기존 10%에서 25%로 상향할 계획이다.

투자회사 DA데이비드슨의 톰 포르테 연구원은 "내년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이번 쇼핑 시즌의 긍정적인 신호를 압도한다"며 "관세 부과로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금리 인상으로 (주택과 자동차 같은) 고가 상품에 대한 소비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