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사업 1년…한국·NH證 연말 6조원 양강구도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8.11.2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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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 연 1.5% 연간 300억원 이익, 내년 각 2조원 추가 조달·이익 규모 우상향

발행어음 사업 1년…한국·NH證 연말 6조원 양강구도


초대형IB(투자은행) 핵심 사업인 '발행어음' 사업이 오는 27일 1주년을 맞는다. 증권사는 신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은행 등 1금융권에서 소외된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등 순기능을 하면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1년 동안 2개 증권사만 인가를 받아 선발업자와 후발업자 간 격차가 벌어질 전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 (66,800원 ▲800 +1.21%))의 발행어음 누적 잔액(20일 기준)은 3조8000억원에 달한다. 연말까지는 4조원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27일 발행어음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한국투자증권은 1.5% 이상의 평균 마진을 유지해 연간 3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을 내년부터 매년 2조원씩 늘려 2020년까지 누적 잔액 8조원을 달성할 방침이다.

두 번째 발행어음 사업자인 NH투자증권 (12,320원 ▲410 +3.44%)도 7월부터 판매한 발행어음 잔액이 1조5000억원을 돌파해 연말 목표치를 이미 달성했다. 연말까지 2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연간 2조원 순증이 목표다.



양사의 발행어음 사업 마진율은 1.5% 안팎이다. 비슷한 마진율을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누적 발행 잔액과 평잔이 꾸준히 늘어나면 연간 수익도 매년 늘어난다. 증시가 불안정한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는 셈이다.

발행사업 초기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의 운용 비중을 보면 부동산 부문이 16%, 기업금융이 58%를 차지했다. 전체 조달 금액에서 약 2조2000억원이 기업금융에 사용됐다. 실제로 혁신 기술을 보유한 의료장비 업체 N사에 지분투자 형식으로 모험자본을 지원해 회사 성장과 해외진출, 코스닥 시장 상장을 도왔다. 워크아웃 해제를 추진 중인 제지회사 P사, S사 두 곳에 대출을 진행해 회생 절차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한 것도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올해까지는 두 증권사의 양강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 중 KB증권, 미래에셋대우 (7,550원 ▲220 +3.00%)는 발행어음 사업 신청 시점이 불투명하다. 미래에셋대우는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KB증권도 금융당국 제재 심의 등 조율할 부분이 남아 있다. 올해 배당사고로 6개월 신규 영업정지를 받은 삼성증권 (38,050원 ▲700 +1.87%)은 내년 1월27일 영업정지가 끝나더라도 향후 2년간 신규 인가를 받을 수 없다.


한편 발행어음 사업이 애초 취지대로 더 많은 기업에게 자금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발행어음 조달 범위 내에서 별도의 신용공여 한도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9월부터 초대형IB 신용공여한도가 기존 100%에서 200%로 확대됐지만 중소기업 등에 한정적이고 전체 신용공여한도 때문에 발행어음 기업금융 운용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발행어음 수익 비중이 미미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중소기업 등에 관한 정보와 네트워크가 쌓이고 다양한 운용처를 발굴하면 운용 수익 규모가 커질 것"이라며 "향후 발행어음 사업 유무가 증권사의 경쟁력 차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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