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한파 영향…대형사보다 '짭잘한' 중소형주 공모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8.11.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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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규모 공모 인수수수료율 5~6%…대형 공모는 1% 내외

IPO 한파 영향…대형사보다 '짭잘한' 중소형주 공모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대부분 증권사의 IB(투자은행) 부문 인수수수료 수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11월 현재까지 공모규모 2000억원을 넘어가는 '빅딜'이 등장하지 않자 중소형 공모의 인수수수료가 공모규모 1000억원 이상 기업의 수수료 수익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현재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 15개 기업(스팩 제외) 중 7개사가 공모희망가 하단이나 하단 아래 금액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지난 10월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 7개사 중에선 3개사가 공모희망가 하단 이하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다.



이는 지난 1월~9월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 45개사 중 8개사(17.8%)만 공모가를 하단 밑으로 내리거나 하단에서 결정했던 시장 분위기와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한 증권사 IB업무 담당자는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관투자자들이 주가하락에 대비한 투자 수익률 관리에 나섰다"며 "실수요 위주로 수요예측에 참여하면서 경쟁률도 자연스레 내려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5~16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베스파는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24.81 대 1을 기록하자 공모규모를 717억~955억원에서 560억원으로 축소했다.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의 인수수수료도 13억원(하단 기준)에서 10억원으로 축소됐다.

공모규모가 작을 경우 중대형 공모 대비 일반적으로 수수료율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올해는 인수수수료 금액 자체가 더 커진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키움증권이 주관한 싸이토젠은 공모가가 공모희망가 1만3000~1만7000원 상단인 1만7000원으로 결정되면서 인수수수료 수익이 11억원으로 확정됐다.


국내 증시에 15개월 만에 상장하는 중국기업이 된 윙입푸드는 공모희망가 2000~3000원 하단인 2000원으로 공모가(공모규모 204억원)가 결정됐지만 13억원의 인수수수료를 지급한다. 인수 대가로 미화 120만달러와 공모금액 5.9% 중 더 큰 금액을 지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는 1979억원을 공모한 애경산업 주관사 대신증권의 인수수수료 13억원과 같은 금액이다. 대신증권은 전체 물량의 70%를 인수했으며 인수수수료로 인수금액의 0.8%를 받았다. 총 1920억원을 공모한 티웨이항공 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도 수수료율 0.8%를 책정해 인수수수료 수익이 10억원에 그쳤다.

드문 사례이긴 하지만 주관을 맡은 증권사의 상장 기여도를 높이 평가해 상장 성사 인센티브를 지급한 회사도 있다.

아시아나IDT는 공모규모를 기존 대비 20% 축소한 396억원으로 확정하면서도 주관사인 KB증권의 인수수수료를 기존 10억원(공모희망가 하단 기준)에서 12억원으로 올려 지급했다. 아시아나IDT 관계자는 "주관사인 KB증권에서 회사 상장에 2년 가까이 신경을 쓰면서 많은 노력을 해줬다"며 "시장 상황이 어려운 것을 감안해 공모가 상단 기준의 인수수수료를 지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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