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유학생, DACA 출신 첫 英로즈장학생 선발

머니투데이 김수현 인턴기자 2018.11.1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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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처지에 있는 이민자들에게 재능 돌려주고 싶어"…
박진규씨, 전액 장학금으로 내년 10월 옥스퍼드대 입학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된 박진규씨. /사진=Higher Dreamer 홈페이지.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된 박진규씨. /사진=Higher Dreamer 홈페이지.


영국 장학재단 로즈트러스트가 올해의 미국 로즈장학생 32명을 발표했다. 그 중에는 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제도(DACA·다카)를 통해 유학 중인 한국인 학생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엘리엇 거슨 로즈장학재단 미국지역 사무총장은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성과 인성, 리더십 그리고 봉사정신이 뛰어난 젊은 청년들을 찾았다"며 각 대학이 추천한 880명의 후보 중 총 32명을 최종 선발했다고 밝혔다. 박진규 씨는 다카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장학생에 선발됐다.



한국에서 태어난 그는 하버드대학교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했으며, 인종, 이주 및 인권학을 부전공했다. 현재 하버드대학교 학부 연구저널 편집장을 맡고 있고, 미국 MIT의 코흐통합암연구소에서 연구 조교로도 일하는 중이다.

다카는 불법 이주한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온 젊은이들에게 일정 기간 추방하지 않고 학업 또는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미국 내에서 약 70만명이 이 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으며 체류를 위해서 2년마다 자격을 갱신해야 한다. 한인 다카 수혜자는 7000~8000명 규모로 추정된다.



박 씨는 이날 "뉴욕시에서 불법체류자로 성장하면서 제가 가진 재능과 지식을 저와 같은 이민자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이민자들의 건강 관련 정책을 향상시키는 데 힘쓰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민 연구와 보건, 전염병학 분야에서 석사 과정을 공부할 계획이다.

그는 2014년 불법체류 신분 학생들이 대학에 등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인 '하이어 드림스(Higher Dreams)'를 설립했다. 그는 뉴욕타임스와 하버드 교지인 하버드 크림슨에 이민에 대한 기고문을 실었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다카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한 지난해 2월에는 MSNBC 방송에도 출연해 다카 법안에 대해 논의했다.

로즈장학재단은 영국 자선사업가였던 세실 로즈의 유언에 따라 1902년 시작됐다.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약 2~3년간 전액 장학금과 보조금을 받으며 석·박사 과정을 공부하게 된다. 박 씨를 포함해 이번에 선발된 32명의 학생들은 내년 10월 옥스퍼드대에 입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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