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역 폭행' 남혐? 여혐? "여자가 먼저 男 손 쳐"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18.11.1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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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소란피운 여성 2명, 주위 손님들과 시비붙어…혐오발언 확인 안 돼"

'이수역 폭행 사건'의 피해자라 주장하는 여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한 사진과 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이수역 폭행 사건'의 피해자라 주장하는 여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한 사진과 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에서 논란이 된 '이수역 폭행' 사건은 여성 측이 주점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들어오는 남성들에게 시비를 걸며 본격화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여성이 남성의 손을 친 행위를 최초의 신체접촉으로 판단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사건이 발생한 서울 이수역 인근 주점의 CCTV(폐쇄회로화면)와 주점 관계자, 참고인 조사 등을 토대로 이 같은 사건 경위를 파악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주점에서 큰 소리로 소란을 피운 여성 2명이 다른 테이블에 앉아있던 남녀커플과 최초로 시비가 붙으며 시작됐다. 이를 제지하는 또 다른 테이블의 남성 4명과도 말싸움을 시작해 신체접촉까지 번졌다.



CCTV 화면에서는 남녀커플이 주점을 나간 뒤 남성 일행 중 2명이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주점에 다시 들어오자 여성 1명이 남성 측 테이블로 가서 가방을 든 남성 1명의 손을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다른 남성이 해당 여성의 모자를 치는 행동이 이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시비 중 여성 1명이 남성들이 있던 테이블로 다가가서 가방을 들고 있던 남성 1명의 손을 쳤다"며 "이후 남성 일행 중 또 다른 남자 1명이 이 여성의 모자를 손으로 쳐서 벗겨졌고, 다시 여성이 처음 손을 쳤던 남성의 모자를 쳐서 서로 흥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손을 친 행위를 폭행으로 볼 수 있을지는 피의자 진술 등을 더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히 손을 친 게 폭행이 되느냐는 좀 다른 문제"라며 "행위가 소극적 방어인지 적극적 공격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여성이 머리에 중상을 입은 경위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계단에는 CCTV가 없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로 밀치고 당기다가 남성들이 나가려고 하자 여성 측이 이를 제지하고 남자들을 따라나가는 장면이 CCTV 상 확인된다"며 "지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발생했는데, 그곳을 비추는 CCTV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남성 3명과 여성 2명을 입건한 상태다. 온라인상에서는 여성 측이 자매 관계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친자매는 아니라고 밝혔다. 양측 피의자들은 변호사를 선임해 조사를 받겠다고 경찰에 밝힌 상태다.

양측이 주장하는 시비 과정에서 남성 혐오, 여성 혐오 발언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의 동영상을 봤지만 그것이 실제 당시 현장을 찍은 동영상인지 등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적법한 절차를 통해 영상이 제출되면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이달 13일 오전 3시 42분쯤부터 발생해 오전 4시20분 신고가 접수됐고 6분 뒤 순찰차가 도착할 때까지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이어졌다. 이후 여성 측이 일방적 폭행을 당했다며 온라인에 올린 글이 확산 돼 남녀 대결 구도로 논란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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