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휴식? 두산의 무기력, 변명의 여지없다

OSEN 제공 2018.11.1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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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휴식? 두산의 무기력, 변명의 여지없다



부상? 휴식? 두산의 무기력, 변명의 여지없다


[OSEN=한용섭 기자] 정규 시즌 역대 최다승 타이(93승)를 기록한 두산이 통합 우승에 실패했다.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까지는 아니더라도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SK를 꺾을 거라는 예상이 대다수였다. 시리즈를 앞두고 자신감도 넘쳤다. 하지만 이변이었다. 두산은 실패했다. 주축 선수의 부상, 한국시리즈까지 기나긴 휴식, 코칭스태프의 타팀 내정 등 문제점이 언급되지만, 그럼에도 두산의 무기력한 경기 내용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2001년부터 올해까지 정규시즌 우승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패배한 것은 18번 중에 딱 3번 있었다. 2001년과 2015년 똑같이 두산이 삼성 상대로 업셋 우승을 했다. 올해 SK가 두산을 꺾은 것이 3번째다.


2001년에는 1~2차전을 대구 삼성 홈구장에서 하고, 관중 규모가 적은 구장일 경우 5~7차전은 잠실에서 중립경기를 한다는 제도로 3~7차전이 두산의 홈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2015년은 삼성이 도박 파문으로 주축 투수 3명이 빠졌다.


올해 두산은 외국인 타자가 없다시피 한 시즌을 치렀지만 국내 타자들이 탄탄했다. 주전이 확실하게 자기 몫을 해냈고, 백업층도 두터웠다. 한 두 명이 빠져도 티가 나지 않았다. 팀 타율이 역대 최고인 3할9리였다. 투수진에서 장원준이 부진했지만 린드블럼과 후랭코프 원투 펀치가 위력적이었고 이용찬, 이영하 등 국내 투수들도 좋았다.


시리즈를 앞두고 불펜 김강률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3차전부터 4번타자 김재환이 부상으로 빠졌다. 그럼에도 불펜에는 함덕주를 중심으로 박치국, 김승회 등이 있었다. 4차전이 우천 취소되면서 4선발 이영하도 불펜으로 활용 가능했다.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혈투를 치르고 올라온 SK의 불펜은 김태훈과 정영일 2명에 거의 의지했다. 산체스는 켈리 선발 경기에서는 등판하지 못하는 제약이 있었다.  


김재환이 부상으로 빠진 공백이 크다고 해도 정규시즌 3할 타자, 10홈런 이상 타자들이 주전 라인업 대부분이다. 한국시리즈에서 최주환(타율 .478)과 양의지(타율 .450)가 중심축으로 활약했다. 박건우(24타수 1안타 9삼진)와 오재일(16타수 2안타 8삼진)이 숱한 찬스에서 안타 1개만 쳤더라도 승패 자체가 달라졌을 것이다.



두산은 리드하던 5차전에서 역전패했고, 6차전에서는 9회 2사 2스트라이크에서 동점을 허용했다. 5차전 뼈아픈 수비 실책 2개가 역전패 빌미를 제공했다. 그토록 내외야 그물망 수비를 자랑한 두산은 치명적인 실책을 되풀이했다. 한국시리즈에서 7개의 실책으로 자멸했다. 두산답지 못했다.  


단기전이라도 주축 선수들을 믿고 맡기는 것이 큰 틀은 맞다. 그러나 답답한 흐름이 계속되면 작은 변화로 활로를 뚫어야 한다. 벤치에서 감독이 할 역할이다. 정규시즌보다 단기전에서 감독의 개입이 더 드러나야 한다. 부상은 어쩔 수 없는 변수이지만, 가진 전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타순 변화 등 미세한 조정으로 흐름을 바꿔야 한다.


두산은 정규 시즌에서 2연속 루징 시리즈를 한 것은 딱 1번 있었다. 5월 8~10일 KIA에 1승 2패, 5월 11~13일 넥센에 2패를 당한 것이 유일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1~3차전 1승 2패, 4~6차전 1승 2패로 2연속 루징 시리즈를 한 셈이다. 그토록 꾸준했던 두산이 가장 중요한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답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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