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아주IB 공모가 쇼크, VC업체 연내 상장 먹구름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8.11.1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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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IB 희망공모가 하단서 결정‥증시 불황 여타로 VC들 연내 상장 어려울듯

맏형 아주IB 공모가 쇼크, VC업체 연내 상장 먹구름


벤처캐피탈(VC) 맏형 아주아이비투자(이하 아주IB) 공모가가 희망공모가 하단에서 결정되면서 IPO(기업공개)를 진행 중인 VC 업체들이 상장시기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증시가 불안해 VC 기업가치가 낮게 되는 상황에서 상장에 나설 필요가 없는 만큼 상장시기를 내년으로 미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벤처캐피탈 회사 아주IB는 최근 희망공모가 밴드인 2000~2400원을 밑돈 1500원으로 공모가가 확정됐다.



증시가 호황을 누리던 올 상반기에는 VC 업체가 시장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린드먼아시아, SV인베스트먼트가 희망공모가 상단을 초과해 결정됐다. 또 이들 기업은 기업가치는 PER(주가수익비율) 32~36배를 기준으로 매겨졌다. 그 결과 SV인베스트먼트 현 주가는 공모가보다 51% 하락했고, 린드먼아시아는 21% 떨어졌다.

하지만 하반기 상장에 나선 VC 업체는 증시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아주IB는 PER 22.5배, 나우아이비캐피탈은 26.5배를 기준으로 희망공모가를 내놓았지만 두 회사 모두 희망공모가 아래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아주IB 공모가 산정에 사용한 PER는 2016년 이후 상장한 VC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아주IB 공모가는 연환산 순이익 216억원을 기준으로 PER 8.2배 수준에 불과해 앞으로 공모를 진행할 VC들이 공모가 기대치를 대폭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VC의 주업이 코스닥 기업이나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증시가 불안해해지면 VC 가치에 대한 할인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가치도 낮아지고 VC에 투자할 기관투자자를 찾기도 어렵다"며 "상장예정인 VC 업체들이 아주IB보다 좋은 평가를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네오플럭스, KTB네트워크, 미래에셋벤처투자가 거래소로부터 상장승인을 받았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운용자산(AUM)은 네오플럭스가 1조870억원, KTB네트워크가 6485억원, 미래에셋벤처투자가 3700억원이다. 이들은 10월 말~11월 초에 상장승인을 받아 내년 4월까지만 상장을 해도 된다. 이에 따라 공모를 위한 증권신고서 제출도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연말까지는 증시 변동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6개월 동안 시간을 갖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무리하게 상장을 서두를 필요가 없는 만큼 시장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이번에는 상장을 포기하고 향후 다시 상장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IPO를 계획하고 있는 VC들도 상장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LB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스톤브릿지벤처스 등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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