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화재 (336,500원 ▲1,000 +0.30%), DB손해보험 (104,100원 ▲5,300 +5.36%), 메리츠화재 (51,600원 ▼2,700 -4.97%), 한화손해보험 (5,110원 ▲30 +0.59%) 등이 펫보험을 새로 출시했고 현대해상 (34,200원 ▲2,950 +9.44%)도 신상품을 준비 중이다.
문제는 실손보험의 경우 이중계약조회가 가능해 소비자가 실손보험에 가입할 때 기존 실손보험이 있는지 알려주고 여러 실손보험에 가입한 경우 보험금을 청구할 때 보험사끼리 조회가 가능해 실손금액을 나눠 지급한다. 반면 펫보험은 이중계약 조회 시스템이 전혀 없다. 펫보험은 가입률이 1%도 채 되지 않아 아직 소비자의 중복가입 우려는 적지만 앞으로 시장이 활성화되면 중복 가입 후 보험금 중복 청구로 인한 누수 우려가 상당하다.
보험업계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해 이중계약조회 시스템 구축을 검토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손보험이 가입자의 주민등록번호를 기반으로 조회가 가능한 것처럼 펫보험도 이중계약조회 시스템을 갖추려면 반려동물 등록번호가 필요한데 반려동물 등록제 시행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등록률이 낮은 상태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등록제는 유기견 등을 막기 위해 반려동물을 의무적으로 해당 시·군·구에 등록하도록 하는 제도인데 현재 정식으로 등록한 반려동물은 전체의 30%도 안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 등은 미등록 반려견도 보험 가입이 가능해 앞으로 이중계약조회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이미 가입한 미등록 반려견에 대해서는 계약정보를 타사와 공유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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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실손보험 중복가입조회 시스템을 통해 펫보험도 조회할 수 있게 하자는 의견이 나오지만 당장은 불가능하고 결국 미봉책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주민등록번호는 13자리인데 반려동물 등록번호는 15자리라 물리적인 호환이 안 되고 시스템을 개선해도 등록률이 미미한 상황이라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오랫동안 펫보험 시장이 활성화하지 못한 이유는 반려동물 등록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아 보험 관리가 어렵고 도덕적 해이로 인해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인 손해율도 올라갔기 때문”이라며 “제도 개선이나 정책적인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상품 출시만 서두르다 보니 허점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