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사무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2일 전체회의에서 내년 예산안 중 비경제부처 예산 심사를 마무리한 뒤 오는 15일부터 소위 심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3개 원내교섭단체(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예결위 간사들은 예결소위 인원 구성을 논의한다.
김 부총리도 그동안 교체와 관계 없이 예산 심사는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김 부총리는 지난 8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권성동 한국당 의원이 '마지막 소감'을 묻자 "가정법을 써서 말씀드린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금년도 예산에 대해서 제가 마무리를 최선을 다해서 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국회에서 또 뵐 것이다. 나중에"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더 나아가 김 부총리와 예산안 논의를 거부했다. 한국당은 기재부의 증·감액 논의를 거치는 국회 관례를 깨고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국회에서 야당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한국당 예결위 간사 장제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에게 직보할 수 있는 김 실장과 머리를 맞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홍 후보자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부총리 인사청문회를 한국당이 추인하겠다는 얘기라 대화할 수 없다"며 "현직 김 부총리는 사실상 경질된 사람인데 어떤 권한을 갖고 예산을 논하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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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부총리에 대한 인사 청문 절차가 예산 심사와 겹쳐지는 것도 정국의 변수다. 여당 일각에선 야당이 인사청문회와 예산 심사를 연계하는 전략을 쓰면 여당이 예산 협상에서 수세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당은 벌써 신임 경제부총리를 쉽게 허락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송희경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그 나물의 그 밥 격인 회전문 인사"라며 "경제를 1도 모르는 정책실장과 소신보다는 '예스맨(Yes Man)'일 것이 예고된 경제부총리 임명은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를 더욱 부채질 할 것이 뻔하다"고 비판했다.
예결위 소속 한 여당 의원은 "국면 전환을 위해 경제라인 교체가 불가피한 면도 있지만 12월2일 예산안 법정처리시한까지 20여 일밖에 안남은 상황에서 경제수장 교체는 정부와 여당의 예산심사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경제부총리 인사청문회라는 큰 벽도 넘어서야 해 여권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