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우등생 vs 스크루지 vs 널뛰기'…상장사 배당 현주소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김소연 기자 2018.11.1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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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부른 짠물배당]⑤효성, 오너리스크·실적 부진에도 고배당 정책 유지…순이익 감소에 파트론·만도 배당 줄고도 '배당우량주' 착시

[MT리포트]'우등생 vs 스크루지 vs 널뛰기'…상장사 배당 현주소


지난 10월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올해 배당수익률이 2%대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에 배당성향이 높거나, 꾸준히 배당을 실시하는 배당 우량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예상 배당액은 30조54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4조원 이상 늘고, 10년 전인 2008년(10조3700억원)과 비교하면 약 3배 증가하는 셈이다.



반면 코스닥 상장사들은 올해 배당총액이 9700억여원에 그쳐 지난해(1조4500억원)보다 줄어들 것으로 점쳐졌다. 배당금 감소는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코스피 상장사들은 연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맞물려 배당정책을 확대하고 있지만 코스닥 상장사들은 이에 역행하는 흐름이다.

기업별로도 배당정책이 각기 달랐다. 현금을 차곡차곡 쌓고 배당을 하지 않는 짠돌이 기업, 실적과 상관없이 배당 인심이 두둑한 기업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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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은 갸우뚱, 배당은 '모범생' 효성=올해 효성 (58,400원 ▲100 +0.17%)은 배당수익률이 10%를 넘어 증권사가 추정치를 제시한 기업 중 가장 배당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은 10월29일 1주당 4000원 이상의 '폭탄 배당' 계획을 밝혔다.

당일 효성 주가는 6.98% 상승, 마감했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52주 최저가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고배당 소식에 급반등했다. 이후에도 효성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 52주 최저가 대비 전장까지 37% 올랐다. 올해 지난해와 같은 주당 5000원을 배당할 경우 배당수익률은 10%를 넘는다. 4000원을 배당해도 7~8%대다.

효성은 당기순이익이 각각 8%, 29% 줄었던 2016년과 2017년에도 주당 배당금 5000원을 유지하면서 배당 인심만큼은 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올해도 하반기 실적 개선, 오너리스크에 대한 보상 등이 더해져 고배당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천일고속 (46,250원 ▼350 -0.75%)도 '폭탄배당주'에 속한다. 천일고속은 지난해 영업적자에도 주당 1만5300원을 배당해 배당수익률 15.3%를 기록했다. 최근 3년 평균 배당성향은 240%에 달한다. 천일고속은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85.74%에 달해 최대주주 배불리기 성향의 폭탄배당을 지속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21,000원 0.00%)두산 (135,000원 ▼2,000 -1.46%)도 실적에 상관없이 꾸준한 배당을 유지하면서 올해 배당수익률이 각각 5%, 4%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휴켐스 (19,250원 ▼90 -0.47%)는 지난해부터 배당금을 대폭 늘려 배당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도 7%에 육박한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는 메가스터디교육 (61,400원 0.00%)이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 6%대로, 고배당주에 속할 것으로 보인다.

◇알짜 배당주? 착시효과에 희비 엇갈린 기업들=통상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을 나타내는 배당성향이 높아질수록 주주환원을 우선시하는 배당 우량주로 통한다. 그러나 실적이 악화되면 배당을 줄이고도 배당성향이 대폭 증가하는 '착시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파트론 (7,850원 ▲40 +0.51%)은 지난해 배당성향이 전년대비 694% 증가한 742%에 달해 증권사 추정치가 제시된 상장사 중 가장 높은 배당성향을 나타냈다. 실제 배당금은 91억원으로 12% 줄었지만, 순이익이 94% 급감한데 따른 착시효과다. 한국카본 (11,390원 ▼130 -1.13%), 동국제강 (8,290원 0.00%), 만도 (32,650원 ▼150 -0.46%) 등도 지난해 배당금이 10억원 이상 줄고도, 배당성향은 100%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기 (144,500원 ▼3,500 -2.36%)LG전자 (90,600원 ▼1,600 -1.74%)는 반대 사례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배당금을 200억여원 늘리고도 배당성향은 222% 급감한 30% 수준을 기록했다. 순이익이 7배 개선되면서 배당이 줄어드는 듯한 착시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LG전자도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22배 늘어 동일한 배당금을 유지하고도 배당성향이 3%대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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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은 나몰라라…스크루지 기업들=기업 내부에 현금을 차곡차곡 쌓으면서 배당 등 주주환원은 등한시하는 스크루지 기업들도 있다. 한화그룹, 한진칼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 (26,850원 ▲300 +1.13%)는 올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0조863억원에 달해 전년대비 850%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금성 자산 규모로는 삼성전자에 이어 2위다.

그러나 한화는 내내 10% 수준의 배당성향을 고수해 배당수익률이 1%대에 머물러왔다. 올해는 증시 하락 덕분에 2%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적극적 주주환원을 통해 올해 배당수익률 3.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대비된다.

'갑질'로 홍역을 치른 한진칼그룹도 대한항공 (20,600원 ▼150 -0.72%)한진칼 (57,400원 ▼1,000 -1.71%)이 나란히 저배당 기조다. 양사는 올해 현금및 현금성자산이 각각 3000억원, 1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예상 배당수익률은 1%가 안 된다. 그간 배당성향도 3%대에 그쳤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 (50,800원 ▲500 +0.99%), 현대홈쇼핑 (53,500원 ▲2,000 +3.88%), 한섬 (19,390원 ▲230 +1.20%), 현대그린푸드 (4,670원 ▲55 +1.19%) 모두 내부현금 대비 배당성향이 낮은 '짠돌이'다. 국민연금이 현대그린푸드를 배당 블랙리스트에 올렸을 정도다.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은 올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각각 500억, 2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줄곧 배당성향이 10%를 밑돌아 기대감이 낮다. 올해 예상배당수익률도 1% 미만이다. 현대홈쇼핑과 한섬 역시 현금성 자산이 전년 대비 5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배당수익률은 1%대에 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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