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예상 배당액은 30조54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4조원 이상 늘고, 10년 전인 2008년(10조3700억원)과 비교하면 약 3배 증가하는 셈이다.
기업별로도 배당정책이 각기 달랐다. 현금을 차곡차곡 쌓고 배당을 하지 않는 짠돌이 기업, 실적과 상관없이 배당 인심이 두둑한 기업 등 다양하다.
당일 효성 주가는 6.98% 상승, 마감했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52주 최저가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고배당 소식에 급반등했다. 이후에도 효성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 52주 최저가 대비 전장까지 37% 올랐다. 올해 지난해와 같은 주당 5000원을 배당할 경우 배당수익률은 10%를 넘는다. 4000원을 배당해도 7~8%대다.
효성은 당기순이익이 각각 8%, 29% 줄었던 2016년과 2017년에도 주당 배당금 5000원을 유지하면서 배당 인심만큼은 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올해도 하반기 실적 개선, 오너리스크에 대한 보상 등이 더해져 고배당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천일고속 (46,250원 ▼350 -0.75%)도 '폭탄배당주'에 속한다. 천일고속은 지난해 영업적자에도 주당 1만5300원을 배당해 배당수익률 15.3%를 기록했다. 최근 3년 평균 배당성향은 240%에 달한다. 천일고속은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85.74%에 달해 최대주주 배불리기 성향의 폭탄배당을 지속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21,000원 0.00%)와 두산 (135,000원 ▼2,000 -1.46%)도 실적에 상관없이 꾸준한 배당을 유지하면서 올해 배당수익률이 각각 5%, 4%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휴켐스 (19,250원 ▼90 -0.47%)는 지난해부터 배당금을 대폭 늘려 배당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도 7%에 육박한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는 메가스터디교육 (61,400원 0.00%)이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 6%대로, 고배당주에 속할 것으로 보인다.
◇알짜 배당주? 착시효과에 희비 엇갈린 기업들=통상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을 나타내는 배당성향이 높아질수록 주주환원을 우선시하는 배당 우량주로 통한다. 그러나 실적이 악화되면 배당을 줄이고도 배당성향이 대폭 증가하는 '착시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파트론 (7,850원 ▲40 +0.51%)은 지난해 배당성향이 전년대비 694% 증가한 742%에 달해 증권사 추정치가 제시된 상장사 중 가장 높은 배당성향을 나타냈다. 실제 배당금은 91억원으로 12% 줄었지만, 순이익이 94% 급감한데 따른 착시효과다. 한국카본 (11,390원 ▼130 -1.13%), 동국제강 (8,290원 0.00%), 만도 (32,650원 ▼150 -0.46%) 등도 지난해 배당금이 10억원 이상 줄고도, 배당성향은 100%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기 (144,500원 ▼3,500 -2.36%)와 LG전자 (90,600원 ▼1,600 -1.74%)는 반대 사례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배당금을 200억여원 늘리고도 배당성향은 222% 급감한 30% 수준을 기록했다. 순이익이 7배 개선되면서 배당이 줄어드는 듯한 착시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LG전자도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22배 늘어 동일한 배당금을 유지하고도 배당성향이 3%대로 추락했다.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 (26,850원 ▲300 +1.13%)는 올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0조863억원에 달해 전년대비 850%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금성 자산 규모로는 삼성전자에 이어 2위다.
그러나 한화는 내내 10% 수준의 배당성향을 고수해 배당수익률이 1%대에 머물러왔다. 올해는 증시 하락 덕분에 2%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적극적 주주환원을 통해 올해 배당수익률 3.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대비된다.
'갑질'로 홍역을 치른 한진칼그룹도 대한항공 (20,600원 ▼150 -0.72%)과 한진칼 (57,400원 ▼1,000 -1.71%)이 나란히 저배당 기조다. 양사는 올해 현금및 현금성자산이 각각 3000억원, 1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예상 배당수익률은 1%가 안 된다. 그간 배당성향도 3%대에 그쳤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 (50,800원 ▲500 +0.99%), 현대홈쇼핑 (53,500원 ▲2,000 +3.88%), 한섬 (19,390원 ▲230 +1.20%), 현대그린푸드 (4,670원 ▲55 +1.19%) 모두 내부현금 대비 배당성향이 낮은 '짠돌이'다. 국민연금이 현대그린푸드를 배당 블랙리스트에 올렸을 정도다.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은 올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각각 500억, 2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줄곧 배당성향이 10%를 밑돌아 기대감이 낮다. 올해 예상배당수익률도 1% 미만이다. 현대홈쇼핑과 한섬 역시 현금성 자산이 전년 대비 5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배당수익률은 1%대에 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