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명인·명창 150여명의 기록…美 학자가 본 韓 전통공연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2018.11.0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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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인류학자 로버트 가피아스 방한, 1960년대 희귀 국악자료 공개 세미나 개최

로버트 가야금을 연주하는 황병기(1966)/사진제공=국립국악원로버트 가야금을 연주하는 황병기(1966)/사진제공=국립국악원


미국 학자가 본 한국의 전통공연은 어떨까. 미국의 음악인류학자 로버트 가피아스가 1966년 한국에서 기록한 한국전통공연예술 자료를 소개하는 공개 세미나가 오는 13일 국립국악원에서 열린다.

로버트 가피아스는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와 워싱턴대학교 부총장을 역임했다. 1966년에 록펠러 3세 재단 기금을 받아 한국을 방문, 방대한 양의 한국전통공연예술 자료를 기록했다.



그는 이번 세미나를 위해 방한해 기조연설과 토론을 이어간다. 당시 한국을 방문하게 된 계기, 자료를 만들게 된 배경과 과정, 자료 내용을 소개하고, 음악·무용·연희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 방향과 활용에 대한 발제와 심도 있는 토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가피아스 자료의 특징은 궁중음악, 민속악, 범패, 궁중무용, 민속춤, 줄타기, 농악, 탈춤 등 기록 범위가 매우 넓다는 점이다. 김기수, 이주환, 김천흥, 이매방, 김소희, 박동진, 황병기 등 1960년대 국악계 명인들과 국립국악원 단원 등 연주와 연희에 참여한 인물만 150여 명이 넘는다.



국립국악원은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고 `964년 첫 국가무형문화재 종묘제례악(국가무형문화재 제1호)이 지정되면서 1960년대 전통공연예술의 영상 기록은 문화재로 지정된 종목에 한해서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졌다"며 "궁중음악부터 연희까지 국악의 다양한 범위를 포함하고 특히 영상자료는 당시에는 남기기 어려웠던 상황이었기에 가피아스의 영상자료의 가치가 더욱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성경린, 로버트 가피아스, 김기수, 김태섭, 황병기(1960)/사진제공=국립국악원(왼쪽부터)성경린, 로버트 가피아스, 김기수, 김태섭, 황병기(1960)/사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은 2010부터 2011년까지 가피아스와 워싱턴대학교 민족음악학 아카이브로부터 영상 55점, 음향 185점, 사진 788점의 디지털 사본을 기증받고 자료이용 계약을 체결했다.

국립국악원은 이번에 가피아스의 구술채록도 진행한다. 미국의 아시아음악 연구 동향과 가피아스 자료의 생성 맥락, 미국에서의 활용 사례 등을 구술 기록으로 남긴다. 내년에는 '로버트 가피아스 컬렉션 연구 보고서'를 발간해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세미나는 13일 오후 1시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열린다. 관심 있는 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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