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있는 창의놀이터 '벌집어린이공원' 모습. /사진=김영상 기자
다른 놀이터와 다를 바 없던 이 놀이터가 올해 창의놀이터로 탈바꿈하면서 달라진 모습이다. 설계 과정부터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시소와 그네 등을 철거하고 새로운 놀이를 할 수 있도록 새로 꾸몄다.
갈수록 놀이터를 찾는 아이들이 줄어들면서 천편일률적인 놀이터를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벌집어린이공원처럼 아이들이 직접 모험하는 놀이터를 표방하는 서울시의 창의놀이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창의놀이터는 모래나 물과 같은 놀이재료 사용을 장려하면서 다양한 지형이나 비정형화된 놀이기구를 설치한 놀이터를 말한다. 서울시는 2014년부터 창의놀이터 정책을 시작해 올해까지 82곳을 창의놀이터로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집 주변에서 언제든 즐길 수 있는 놀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연금 조경작업소 울 소장은 "동네에 놀이터가 고르게 분포돼 있는지, 각 놀이터는 아이들이 놀기에 충분한지, 놀이터로 가는 길은 안전한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마을이나 학교를 중심으로 놀이 환경을 종합적으로 진단한 후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한 놀이터를 만드는 것도 필수적이다. 부모들이 아이를 놀이터에 보내기 꺼리는 가장 큰 이유도 안전 문제다. 육아정책연구소(2017)에 따르면 '아이의 안전과 보호를 위한 교육·체험 시설이 충분하다'는 답변은 2.18점(5점 만점)에 그쳤다. 6살 아들을 둔 박지영씨(33)는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를 놀이터에 보낼 때 다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제일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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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놀이터에 놀이활동가를 배치하는 방안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마을이 함께 만드는 모험 놀이터'의 저자 김성원 놀이터 디자이너는 "하드웨어만 안전하게 만들면 놀이터에서 사고가 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일종의 신화"라며 "지자체에서 직접 놀이활동가를 교육한 후 각 놀이터에 배치하는 것이 사고를 줄이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아이들의 흥미와 창조성을 자극하기 위한 '플레이파크'라는 이름의 모험 놀이터가 유행하고 있다. 일본 최초의 모험놀이터인 하네기 플레이 파크에는 취사 장소와 목재창고, 물 펌프 등이 있어 아이들이 물과 불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아이들이 마음껏 자연환경 속에서 뛰놀면서 누리면서 저절로 흥미를 느끼도록 한다. 이 놀이터에는 관리 인력과 학부모 자원봉사자들이 상주하면서 아이들의 안전도 책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