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우리금융지주 모습은…은행 비중 '절대적'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8.11.0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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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절차적 부담에 카드·종금 지주사 편입 미뤄…2020년 목표 '비은행 M&A' 나설듯

'신설' 우리금융지주 모습은…은행 비중 '절대적'


7일 금융위원회 인가로 2014년 11월 해체됐던 우리금융지주가 4년 만에 부활하게 됐다. 내년 초 지주사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최대 계열사 우리은행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또 다른 핵심 계열사인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 역시 우리은행의 자회사로 둬 은행 중심의 지주사 운영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이 지난 6월 이사회에서 승인했던 지주체제 전환을 위한 주식이전계획서에 따르면 신설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회사는 우리은행,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등 6개사다.

은행과 함께 영업활동을 하는 자회사인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의 경우 지주 편입 대상에서 빠졌다. 지금처럼 우리은행의 자회사로, 우리금융의 손자회사로 남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설립 이후 두 곳의 지주 편입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두 회사의 경우 지주로 편입할 경우 재무적·절차적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우리카드를 지주 자회사로 편입한다면 우리금융은 이전 대가를 우리은행에 지불해야 한다. 신설 지주의 자본력이 부족한 만큼 신주를 발행해 우리은행에 넘겨주는 방안이 불가피하다. 이렇게 되면 우리은행이 모회사인 우리금융 주식을 갖게 된다.

문제는 상법상 우리은행이 취득한 지주사 주식을 6개월 이내에 매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경우 오버행(대량대기매물) 이슈가 발생해 우리은행 대신 상장할 우리금융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신주 발행은 그 자체로 기존 주주의 주식가치를 희석하는 효과를 낸다는 점도 문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우리금융의 시장가치가 높을수록 좋은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오버행 이슈는 피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종금 역시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게 절차적으로 바람직하다는 게 우리은행의 판단이다. 우리종금의 경우 코스피 상장사로 우리은행이 59.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주 자회사로 편입하려면 특별결의사항이라 주주총회를 개최해 70% 이상 주주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우리은행 지분율이 60%에 채 못 미쳐 혹 부결되면 우리금융의 출범 자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종금은 은행 자회사로 그대로 두고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게 절차적으로 가장 빠르고 법률적 안정성 측면에서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주 자회사 편입 대상인 5개사는 우리금융이 우리은행에서 주식을 받으면서 지불해야 할 자사주가 지주사 전체 주식(6억7600만주)의 채 1%에도 미치지 못해 우리은행이 6개월 내에 매각하더라도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과 신설 지주사의 주식교환비율은 1대1로 정해졌다. 지주사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출범 후 순차적으로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의 지주사 편입 작업을 진행하고 더불어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 이슈가 해소되는 2020년을 목표로 활발한 비은행 계열사 M&A(인수합병)에 나설 전망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그간 관심있는 비은행업종으로 부동산신탁, 증권, 자산운용, 보험사 등을 언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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