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판매량' 왜 비공개하기로 했을까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8.11.0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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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분기부터 아이폰·아이패드·맥 판매대수 공개 안해…
월가 "판매량 감소 탓?", 애플 제품가 올려 호실적 유지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애플이 앞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주요 제품의 개별 판매대수를 공개하지 않는다. 월가는 아이폰 판매량 감소를 감추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낸다.

1일(현지시간)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CFO(최고재무책임자)는 2018회계연도 4분기(7~9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마에스트리 CFO는 판매대수 비공개 결정에 대해 "우리 사업의 강함을 보여주는 데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제품별 판매 가격이 크게 벌어지면서 현재의 판매대수는 과거보다 덜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플의 스마트폰, 태블릿 경쟁사들도 판매대수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각 제품별 매출은 계속 공개할 예정이다.

팀 쿡 CEO(최고경영자)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는 "마트에서 카트에 담은 물건을 계산할 때 계산원이 '물건 몇 개나 담아오셨어요?'라고 묻진 않는다"라면서 "카트에 담긴 전체 가치를 볼 때 얼마나 많은 물건이 담겨 있는지는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이번 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4689만대로 시장전망치(4750만대)를 하회했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4% 증가에 그쳤다.

외신들은 애플의 이같은 결정이 애플 판매대수가 월가의 예상치를 밑돈 후 나온 것에 주목했다. 애플이 앞으로도 판매대수가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리 비공개 카드를 꺼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 아이폰 판매량이 월가의 예상치보다 밑돌자 애플이 이 같은 소식을 발표했다고 전했고, 포천지는 "애플 CFO가 투자자들을 실망시키는 폭탄을 투하했다"고 설명했다. 짐 서바 시티그룹 애널리스트는 "판매대수는 밝히지 않고 매출만 공개하겠다는 것은 앞으로 아이폰 판매대수가 매년 하락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판매대수 성장률이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제품 가격을 매번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려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애플은 이날 2018회계연도 4분기(7월~9월)에 매출 629억 달러와 희석주당순이익 2.91달러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0%, 희석주당순이익은 41% 증가하며 월가전망치(615억7000만달러, 2.78달러)를 모두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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